1990년대 전성기를 누린 1세대 아이돌그룹 HOT 멤버인 장우혁(41)은 2011년 앨범 ‘백 투 메모리즈’를 낸 뒤 8년 동안 신곡을 내지 못했다. 슬럼프에 깊게 빠진 탓이다. 그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해 무대에서 멀어졌다.
장우혁이 4일 신곡 ‘위크앤드(WEEKAND)’를 낸다. 1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우혁은 “지난해 HOT 재결합 콘서트에서 받은 팬들의 응원이 음악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웠다”며 “그 이후 용기를 내 음악 작업을 하게 됐다”라고 슬럼프를 딛고 일어선 계기를 들려줬다. 장우혁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9월 이어진 HOT 공연에서 유독 눈물을 많이 흘렸다. 잊고 지냈던 HOT와 무대의 소중함에 감정이 벅차 올라서였다. 장우혁은 ‘위크앤드’에 끝(End)이 아닌 가수로서 계속(And) 음악 활동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장우혁은 올해 안에 또 다른 신곡을 낼 예정이다.
오랜 공백을 깨고 신곡을 준비하기까지 어려움도 있었다. 몸을 튕겨 역동성을 살리는 팝핀댄스를 주로 췄던 1990년대와 달리 신곡이 감미로운 댄스곡이라 춤 스타일을 바꾸고 몸에 익히는 데 애를 먹었다고 한다. 장우혁은 신곡 안무를 1996년생 안무가에 맡겼다. 장우혁이 HOT로 1집 ‘위 헤이트 올 카인즈 오브 바이올런스’를 내고 데뷔한 해 태어난 후배다. 장우혁은 “나이 신경 쓰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안무와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전사의 후예’ ‘캔디’ 등 HOT로 숱한 히트곡을 내고 화려하게 무대를 누빈 ‘원조 아이돌’은 술, 담배도 하지 않는다. 오래 무대에 서기 위한 관리다.
2001년 해체된 HOT는 17년 만에 다시 모여 공연을 했고, 2005년 활동을 종료한 핑클은 최근 JTBC 예능프로그램 ‘캠핑클럽’에서 다시 모여 팬들과 추억을 나눴다. 요즘 대중문화에선 1세대 아이돌의 부활이 새삼 화제다. 장우혁은 “이렇게 시간이 흘러 HOT와 핑클이 다시 모여 공연을 하는 상황이 신기하고 감동적”이라고 말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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