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인 ‘디젤 게이트’에 다시 불이 붙었다. 44만명이 참가하는 독일 사상 최대 규모의 집단소송 재판이 개시된 것이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에 따르면 니더작센주 브라운슈바이크 법원은 이날부터 폭스바겐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소비자들의 진술을 듣기 시작했다. 참여 인원만 총 44만6,000명에 달하는 매머드급 재판이다.
원래 독일에서는 기업을 상대로 단체 소송이 불가능했으나 지난해 의회가 배기가스 조작건과 관련, 한시적으로 소송을 허가하도록 법을 개정하면서 재판이 성사됐다. 이들을 대표한 소비자단체 독일소비자연맹(VZBW)은 폭스바겐 측에 디젤차 구매 비용 전액 환불을 요구하고 있다. 디젤 게이트는 폭스바겐이 2015년 디젤차 1,070만대의 배기가스 소프트웨어를 조작한 사건이다. 독일 소비자들이 구매한 차량만 200만대가 넘는다.
앞서 2월 독일 연방법원은 “조작된 디젤차 배기가스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있다”고 결정해 재판에서 소비자들이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폭스바겐 측은 차량 운행에 문제는 없는 만큼 보상금 지불은 불가하다고 맞서고 있다. 법원이 소비자 손을 들어줄 경우 소송이 유럽 전역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독일 검찰도 지난달 24일 헤르베르트 디스 회장 등 폭스바겐 전ㆍ현직 간부 3명을 디젤게이트와 연관된 주가조작 혐의로 기소해 회사는 이래저래 사법처리 위기에 놓였다. 이에 더해 폭스바겐은 전 세계에서 리콜 비용 및 벌금으로 이미 335억달러(39조원)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경영 상태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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