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진 농장이 닷새째 추가되지 않으며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제18호 태풍 ‘미탁’이 북상하면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이 내륙에 상륙하면 지금껏 실시한 방역 조치가 순식간에 무용지물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 대비 태세를 갖추는 한편, 돼지열병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태풍 미탁의 북상과 관련해 “많은 비로 농장 진입로, 주변 등에 도포한 생석회가 씻겨 내려가면 소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며 “축산농가에 태풍 전후 철저한 차단방역을 실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전에 생석회 등 소독약품을 충분히 구비해 둔 뒤 태풍 기간에는 축사 내부를, 태풍이 지나간 후에는 축사 내외부 및 농장 진출입로를 집중 소독해 달라”고 전국 축산농가에 주문했다.
농식품부는 태풍 북상에 대비해 돼지 살처분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 기준 돼지열병이 발생한 경기 파주ㆍ연천ㆍ김포와 인천 강화 지역의 살처분 대상 농장 66곳 9만7,999마리 중 57곳의 돼지 8만5,700여 마리에 대한 살처분이 완료됐다. 방역당국은 남은 농장 11곳 1만2,200마리에 대한 살처분을 이날 중에 완료한다는 목표로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감염 경로 조사도 이뤄진다. 일각에선 제13호 태풍 ‘링링’이 지나가면서 하천 등을 통해 북한에서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태풍 미탁도 비슷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태풍이 지나가고 북한에서부터 흐른 강물이 접경지역을 지나갈 시점에 바이러스 검사를 추가로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돼지열병은 지난달 26일 강화군 하점면 농장에서 발생한 뒤, 닷새 동안 추가로 발병하지 않았다. 전날 경기 화성시 양돈농장에서 의심 신고가 접수됐지만 정밀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이날 오후 경기 파주시 파평면에서 새로 의심 신고가 들어왔는데, 검사 결과는 2일 나올 예정이다.
세종=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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