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이 KT 및 세종텔레콤과 네트워크(망) 사용 계약을 정식 체결했다. 올해 초 SK브로드밴드와의 망 사용 계약 체결 이후 8개월 만으로, 이로써 3대 국내 인터넷서비스 제공사업자(ISP) 중에서는 LG유플러스와의 계약만 남겨놓게 됐다.
페이스북은 1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페이스북은 KT와 네트워크 계약으로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유지해 KT의 네트워크로 패이스북 앱패밀리를 이용하시는 분들께 변함없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고 알렸다. 페이스북은 알뜰폰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세종텔레콤과도 계약을 완료했다.
2016년부터 페이스북은 KT와 망 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홍콩에 있는 아태지역 본부에서 들어오는 데이터 중 자주 사용되는 일부를 KT에 있는 ‘캐시서버’에 저장해두고 이용해왔다. 캐시서버를 두면 해외에서 데이터를 직접 받아오는 것보다 속도가 빠르고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중순 캐시서버 계약 기간이 만료됐고, 연장 논의를 지속해오다가 이번에 새로운 계약을 맺게 됐다.
이로써 페이스북은 KT 인터넷 네트워크 회선을 활용해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일정 부분 ‘망 사용료’를 부담하게 됐다. 망 사용료는 콘텐츠사업자(CP)들이 유발하는 트래픽을 감당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망 구축ㆍ유지ㆍ보수 비용을 부담하는 돈으로, 한 해 수백억원에 이르는 금액을 지불하고 있는 네이버ㆍ카카오와 같은 국내 기업과 달리 해외 기업들은 거의 지불하지 않고 있다.
1월 말 SK브로드밴드에 이어 KT와도 직접 망 사용료 협상을 마치면서, 남은 협상 대상 통신사는 3사 중 LG유플러스가 유일하다. 현재 LG유플러스는 기존처럼 KT에 설치된 캐시서버를 통해 데이터를 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다른 통신사들과도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양한 해외 CP 중 망 사용 계약을 적극적으로 체결하고 있는 곳은 페이스북이 유일하다. 유튜브를 서비스하고 있는 구글이나 넷플릭스 등도 동영상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트래픽 때문에 국내 통신사에 캐시서버를 두고 있지만 망 사용료는 지불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 어떤 나라에서도 망 사용료 지불은 전례가 없으며, 통신사들이 사용자와 CP 양쪽으로부터 이용료를 받는 것은 이중 과금”이라는 이유다. 그러나 통신사에서는 해외 CP가 유발하는 트래픽 부담이 전체의 70%에 달할 정도로 과도하다는 점, 국내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 간 역차별이 발생한다는 점을 이유로 망 사용료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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