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중국계 여행가이드를 중국 정부의 스파이 혐의로 기소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이날 데이비드 앤더슨 미 연방검사는 중국계 미국인 쉐화 에드워드 펑(56)을 해외 정보요원으로 일하면서 미국의 국가안보 관련 기밀을 중국에 넘겼다는 혐의로 기소했다. 지난달 27일 캘리포니아에서 체포된 그는 중국 정보기관인 국가안전부(MSS) 요원에 기밀을 전달하는 운반책 역할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펑은 임시 비자로 미국에 입국해 2012년 귀화 후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여행가이드로 활동해 왔다. 그는 2015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캘리포니아주 뉴어크, 조지아주 콜럼버스 일대에서 스파이 활동을 한 의심을 받고 있다. 펑은 비밀 장소를 정해 물건이나 정보를 두고 오는, 이른바 ‘데드드롭(dead drop)’이란 방식을 썼다. 이 작전은 관련자들이 마주칠 일이 없어 노출을 최대한 피하는 장점이 있다. 펑이 호텔 방에 돈을 가져다 놓으면 다른 사람이 자금을 챙긴 뒤 다시 기밀이 담긴 메모리카드를 두고 나오는 식이다. 그는 이렇게 입수한 메모리카드를 직접 MSS 요원에게 넘겼다. 유죄가 확정되면 펑은 최대 10년의 징역형과 25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펑의 불법 행위는 미 연방수사국(FBI)의 이중간첩 작전으로 덜미가 잡혔다.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펑 체포는 중국 스파이를 색출하려는 미 당국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BI는 2015년 3월부터 MSS를 타깃으로 한 작전을 수행해 왔다고 한다. 앞서 지난해에도 미 정부는 벨기에에서 무역 관련 기밀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한 중국인 남성을 중국 측 정보요원으로 지목한 바 있다. 앤더슨 검사는 “캘리포니아 북부 지역은 중국 스파이와 미 정보당국 사이에 비밀스러운 전쟁이 벌어지는 그라운드제로(대재앙의 현장)”라며 “이번 사건은 미국의 비밀 정보를 빼돌리려는 중국 측 노력의 일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미령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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