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제87ㆍ98호) 비준을 위한 노동관계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해고자나 공무원, 교원(교수)도 노동조합 활동을 할 수 있게 노조 가입 문턱을 낮추는 게 골자다. 이로써 정부는 앞서 지난 24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ILO 핵심협약(결사의 자유 제87ㆍ98호, 강제노동 제29호) 비준동의안과 해당 개정안을 함께 이번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1일 국무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동조합법)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3개 법의 개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7월 31일 해당 개정안의 입법 예고한 개정안 내용을 그대로 확정했다. 개정안은 실업자ㆍ해고자의 기업별 노조 가입을 허용하되 사업장 출입 제한 규정을 뒀다. 5급 이상 공무원의 노조 가입도 허용하지만 지휘ㆍ감독이나 총괄 업무를 맡은 자는 가입이 제한된다.
공은 국회로 넘어갔지만 앞으로 논의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노사 양측이 여전히 개정안에 대해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노동계는 노조원의 사업장 점거 쟁의 행위를 금지하는 보완 규정이나 단체협약 유효기간을 기존 2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내용 등에 반대한다. 반면에 경영계는 노조 전임자 급여 지급 금지를 삭제하되 법에서 규정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한도 안에서만 급여를 지급하게 한 점 등이 노사 간 힘의 균형을 깬다는 입장이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은 채 비준안만 통과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최대한 (이번 국회에서)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7월 유럽연합(EU)이 한국 정부의 핵심협약 비준 노력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한국-EU 자유무역협정(FTA) 위반 여부를 가릴 전문가 패널 소집을 요청해,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도 비준 압박을 받고 있다. FTA 노동조항 문제로 전문가 패널이 소집되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전문가 패널(3명)을 구성 중으로 이르면 연말에는 패널 보고서가 나올 전망이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