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친환경 디자이너 데이브 하켄스
‘폰블럭’ 이어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 ‘눈길’
3일 평창서 환경오염 줄이는 아이디어 제시

“플라스틱은 일회용품이 아닙니다.”
네덜란드 출신 친환경 디자이너인 데이브 하켄스(31)는 “플라스틱 쓰레기 양을 줄이려면 한번 쓰고 버리는 지금의 사용패턴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올림픽플라자에서 개막하는 ‘2019평창세계문화오픈대회(Better Together Challenge)’ 특강에 앞서 이뤄진 이메일 인터뷰에서 그는 “플라스틱 재활용은 환경오염으로부터 조금이나마 우리를 지켜내 보다 나은 삶과 가까워 지는 방법론 가운데 하나”라고 답했다. 전세계적으로 연간 3억톤에 이르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인류를 위협하는 시점에 적지 않은 시사점을 주는 얘기다.
하켄스는 2013년부터 진행중인 프레셔스 플라스틱(Precious Plastic) 프로젝트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온라인을 통해 폐비닐, 플라스틱으로 바구니를 만들거나 공예품으로 탈바꿈시키는 방법부터 합성수지를 분리하고 녹이는 파쇄기나 성형기기 등 기계 설계ㆍ조립방식까지 구체적인 재활용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들도 손쉽게 플라스틱 재활용 캠페인에 동참하자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그는 “프레셔스 플라스틱 커뮤니티를 통해 누구든 나만의 재활용 공장 가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재활용 플라스틱 제품이나 부품을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Bazar)은 물론 아이디어도 공유한다. 전세계 제품 디자이너와 엔지니어, 웹 개발자, 채식주의자까지 4,000여명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앞서 지난 8월 서울 마포구 KT&G 상상마당에서도 하켄스 등이 제안한 아이디어와 재활용 공정으로 탄생한 폐플라스틱 제품들이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프로젝트의 이름처럼 하켄스에게 플라스틱은 함부로 버릴 수 없는 소중한(Precious) 재료인 셈이다.

환경에 대한 그의 생각은 2014년 9월 개발한 ‘폰블럭(Phone Block)’에서 잘 나타났다. 하켄스는 “폰블럭은 레고 등 블록 장난감처럼 스마트폰 부품을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조립식 휴대전화”라고 소개했다. 교체주기가 2~3년에 불과한 스마트폰 수명을 늘려 산업 폐기물을 줄어보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제품이란 것이다. “부품이 구식이 되거나 파손되면 일부분만을 떼어내 교체하면 좀 더 오래 쓸 수 있겠죠. 폰블럭은 사용자와 함께 진화하는 전화라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등 공동체의 발전을 주제로 개천절(3일) 평창세계문화오픈대회 강단에 서는 하켄스는 환경오염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소개한다. 특히 이날 그가 직접 설계, 제작한 기계로 일회용 봉투를 가방으로 변신시키는 재활용 공정을 직접 선보인다. 하켄스는 “이달 말 공개 예정인 하나의 기술로 100개의 다른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프레셔스 플라스틱 네 번째 버전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평창=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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