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회담 앞두고 미국 태도변화 촉구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북미 간 실무협상이 조만간 재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30일(현지시간) 한반도 긴장의 책임을 미국의 북한 적대시 정책 탓으로 돌리며 6ㆍ12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의 철저한 이행을 촉구했다.
김 대사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을 통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공고히 하는 관건은 싱가포르에서의 역사적 조미 수뇌상봉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을 철저히 이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싱가포르 회담 이후) 지금까지 조미관계가 긴장 격화의 악순환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시대착오적 대조선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는 데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북측의 협상 의지를 확인하면서도 성과 여부는 미국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으로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고,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과 포괄적 논의를 천명한 것은 미국이 우리와 공유할 계산법을 마련할 충분한 시간을 가졌으리라 봤기 때문”이라며 “(북미 협상이) 기회의 창일지 위기의 계기가 될지는 미국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9ㆍ19 남북군사합의 위반이라는 비난도 이어졌다. 김 대사는 “북남선언은 오늘 이행단계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교착상태”라면서 “이는 세상 사람들에게는 평화의 악수를 연출하고 돌아 앉아선 우리를 겨냥한 최신 무기 반입과 미국과의 합동훈련을 강행하고 있는 남조선의 이중적 행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이는 상대에 대한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며 무력증강을 하지 않기로 합의한 판문점 합의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에 대한 난폭한 위반이자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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