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서 이낙연 총리 “사실 관계 확인 못해” 조국 감싸
30일 국회 대정부질문은 경제 분야를 대상으로 열렸지만, 참석하지도 않은 조국 법무부 장관이 사실상의 주인공이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각종 경제 지표가 엉망인데도 문재인 정권이 ‘조국 지키기’에만 매달린다고 비판했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조 장관 일가를 겨누는 검찰을 공격하는 데 열을 올렸다. 특히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직을 걸고 조 장관 임명에 반대했다는 설을 여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거론해 파장이 일기도 했다.
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조 장관이 임명되면 윤 총장 본인이 사퇴하겠다는 뜻을 청와대에 전달했다는 것이 사실인가’를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물었다. 이 총리는 “확인 드리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 달라”며 묘한 여운을 남겼다. 박 의원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인사권에 대한 명백한 도전 아니냐’고 다시 묻자 이 총리는 “사실 관계를 확인해 드리지 못하겠다”고 거듭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사실이 아니다”고 공식 부인했다. 민주당 기류는 달랐다. 일부 의원들이 본보 통화에서 “윤 총장이 그런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들었다”고 확인하는 등 사실이라는 쪽에 무게를 실었다. 윤 총장에게 상처를 내려는 의도로 읽힌다. 윤 총장이 조 장관 관련 의혹이 심각하다는 이유를 들어 청와대에 ‘NO’ 사인을 보냈다는 이야기는 일찌감치 여권에 돌았지만, 청와대는 그간 부인해 왔다.
이 총리는 여야의 ‘조국 공세’를 원론적 답변으로 피해가는 대신 “주말 서초동 촛불 집회는 검찰개혁이 절박하다는 국민의 뜨거운 의견 표출” 등의 발언으로 검찰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등 청와대ㆍ여당과 보조를 맞췄다. ‘검찰이 한국당과 정보 거래를 한다는 의혹에 대해 윤석열 총장이 조사해 관련자를 징계해야 한다’는 여당 의원의 주문에 이 총리는 “검찰 신뢰 회복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조치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저도 (기자 출신으로) 취재를 21년 했는데 어떻게 수사 내용이 실시간 생중계되다시피 전부 공개가 되는지 의아하다”고도 했다.
이 총리는 지난 27일 대정부질문에서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때 여성 두 분(조 장관 부인과 딸)만 있는 집에서 남성들이 11시간 동안 뒤지는 것은 과도했다”며 검찰 수사 관행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이는 사실 관계가 틀린 발언으로 확인됐다. 이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30일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 총리는 거부했다. ‘경제는 버린 자식이냐’는 추궁에는 “경제는 법무부 장관의 업무가 아니며, 경제는 선방하고 있다”고 맞받기도 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