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서초동 촛불집회’ 인원 100만? “인근 지하철 이용자 43만” 분석도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서초동 촛불집회’ 인원 100만? “인근 지하철 이용자 43만” 분석도

입력
2019.09.30 16:51
수정
2019.09.30 21:47
0 0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서초역 사거리~누에다리 구간)에서 열린 검찰개혁 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서초역 사거리~누에다리 구간)에서 열린 검찰개혁 사법적폐 청산 촛불문화제에서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등 참가자들이 검찰 개혁과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조국 수호’와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서울 서초동 촛불 문화제의 참가 인원 규모를 두고 각계 전문가들과 관계자들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집회 주최인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 측은 추산 인원을 ‘최대 250만명’으로 발표한 반면, 야당 측은 “면적 기준 집회 인원 추산 방법인 ‘페르미 기법’으로 계산한 결과에 따르면 총 시위 인원은 최대 5만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맞섰다. 양측의 공방이 계속되고 있지만 경찰은 ‘불필요한 정치적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이유로 집회 추산치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해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현재로선 정확한 집회 참가인원수를 파악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서초구청 측 입장과 한국도로교통공단 측이 제공한 지하철 이용객 통계를 종합하면 여당과 주최 측이 주장하고 있는 ‘100만명’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서울교통공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28일 낮 12시 이후부터 익일 오전1시까지 2·3호선 교대역과 2호선 서초역, 3·7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하차한 사람은 총 43만 5,336명이다. 바로 전주 토요일인 21일 같은 시간대 이용객수가 25만 5,152명, 전년도인 2018년도 9월 마지막 주 토요일 이용객수가 21만 1,420명이었던 것을 고려한다면 평균 주말 이용객수와 약 18~22만명 정도 차이가 난다. 버스나 자가용 등을 이용해 집회 장소로 보인 참가자들의 수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100만 명’에는 한창 미치지 못하는 정도다.

게다가 당일 집회가 열린 대검찰청 인근에선 서초구청이 주최한 ‘서리풀 페스티벌’ 폐막제가 함께 열린 터라, 사실상 집회 참가자와 축제 참가자가 구분되지 않은 채로 한꺼번에 계산됐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서리풀 페스티벌은 27일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총 8시간에 걸쳐 진행됐으며, 약 10만명 이상의 인원이 참여했다”며 “축제 참가자와 시위 참가자들이 전혀 구분되지 않고 보도되어 오해의 소지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날 서초역~예술의 전당 부근에서는 연예인 박명수가 진행하는 EDM 콘서트 등이 함께 열렸다.

공간 면적을 기준으로 집회 인원을 추산하는 방법인 ‘페르미 기법’에 의한 계산 결과도 엇갈렸다. 페르미 기법은 3.3㎡당 시위인원이 몇 명인지를 추산한 뒤 시위가 열린 공간에 적용하는 기법으로 대개 성인 기준으로 앉았을 때 5~6명, 섰을 때 9~10명이 운집할 수 있다고 본다. 서초구청장 출신인 박성중 자유한국당 의원은 29일 보도자료를 내고 시위가 열린 누에다리부터 서초역까지 약 560m 도로의 면적인 2만2,400㎡를 기준으로 했을 때 기준면적당 약 5~6명이 앉았을 것으로 가정해 약 ‘3만5,000명~5만명’ 정도가 참여했을 것이라는 결과를 내놨다.

반면 원병묵 성균관대 신소재공학부 교수는 2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같은 페르미 기법을 이용해 완전히 다른 수치를 내놨다. 원 교수는 시위가 열린 장소를 대검찰청부터 예술의 전당 사이의 약2km 구간의 도로로 보고 3.3㎡ 기준면적당 사람수를 10명으로 계산해 참여 인원이 약 ‘30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가정했다. 원 교수는 여기에 ‘유동 인구 추산법’까지 동원해 “한 사람이 집회에 머무는 평균 시간이 2시간 남짓인 것을 감안한다면, 집회가 열린 6시간 동안 총 인원수는 ‘약 90만명 이상’이 된다”며 주최 측 추산에 가까운 숫자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박 의원과 원 교수의 페르미 기법 추산 수치가 다른 이유는 집회가 열린 구간을 다르게 봤기 때문이다. 박 의원이 집회 장소를 600m 길이의 도로로 본 반면, 원 교수는 약 2km에 달하는 도로로 봤기 때문에 추산치가 크게 달라졌다. 하지만 원 교수가 주장한 대검찰청~예술의 전당 사이의 약 2km 도로의 절반에 달하는 서초역~서초3동 사거리 사이의 1km 구간에서는 서초구청이 주최한 서리풀 페스티벌이 함께 열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