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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쿠르츠 ‘세계 최연소 지도자’ 재등극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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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쿠르츠 ‘세계 최연소 지도자’ 재등극 유력

입력
2019.09.30 16:49
수정
2019.09.30 18:4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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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가 29일 빈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빈=EPA 연합뉴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국민당 대표가 29일 빈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빈=EPA 연합뉴스

제바스티안 쿠르츠(33) 전 오스트리아 총리가 다시 선출직 ‘세계 최연소 지도자’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29일(현지시간) 실시된 오스트리아 총선 출구조사 결과, 쿠르츠 전 총리가 이끄는 중도우파 국민당은 37.2%의 득표율을 기록, 22.0%에 그친 중도좌파 사민당에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우 자유당(16.0%)과 녹색당(14.3%), 자유주의 성향의 네오스(7.4%)가 뒤를 이었다. 의석수로는 5년 임기의 하원(국민의회) 전체 183석 중 국민당이 71석, 사민당과 자유당은 각각 41석, 30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총선은 ‘원더 보이’란 별칭답게 쿠르츠의 상품성을 재확인한 동시에 자유당의 몰락과 녹색당의 약진으로 요약된다. 우선 최대 승자가 쿠르츠라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그는 외무장관이던 2017년 5월 당권을 장악한 후 난민 유입 경로(발칸 루트)를 폐쇄하는 등 반(反)이민 색채를 분명히 한 공약을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했고, 31세 나이에 세계 최연소 총리에 등극했다. 자유당과의 연립정부가 깨지면서 조기총선이 치러지긴 했지만 쿠르츠는 뛰어난 외모와 젊은 이미지를 무기로 다시 한번 폭넓은 지지를 입증했다.

자유당은 2년 전 총선에서 유럽 우경화 바람을 타고 3당(26.0%)으로 올라선 뒤 연정 파트너로 전성기를 구가했으나 이번엔 지지율이 10%포인트나 떨어지며 내리막길을 걸었다. 반면 지난 총선에서 득표율이 4%에도 못 미쳐 1983년 이후 처음으로 원내 진입이 좌절됐던 녹색당은 최근 거세진 기후변화 이슈를 등에 업고 대약진했다.

물론 국민당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만큼 연정을 구성해야 하는 과제가 쿠르츠에게 남아 있다. 일단 연정 붕괴의 원인 제공자인 자유당과의 결별은 기정사실화한 상태이다. 올해 5월 자유당 대표를 지낸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가 2년 전 스페인 이비사섬에서 러시아 재벌 조카를 자처하는 여성에게 정부 사업권을 대가로 자금 후원을 요구하는 ‘부패 동영상’이 공개되자 여론은 급격히 악화했고, 쿠르츠도 총리직을 내려 놓았다. 영국 BBC방송은 “쿠르츠는 5년 동안 정부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선택지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사민당과의 대연정 카드도 거론되지만 실현 가능성은 작다는 게 중론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좌우 연합은 정치적 정체성에 관한 문제라 쿠르츠표 개혁 아젠다를 흔들리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쿠르츠는 총선을 앞두고 기업ㆍ가정이 부담하는 세금을 대폭 줄이고, 50억유로(6조5,400억원) 상당의 공공지출 감축을 약속했다. 사민당과 연정을 꾸리면 그가 추구하는 이런 보수 공약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현지 언론들은 녹색당 및 네오스와 힘을 합치는 ‘3각 동맹’을 가장 유력한 연정 시나리오로 점치고 있다. 이 경우 환경 등 일부 정책에서 다소 유연한 변화가 예상된다. 쿠르츠도 “나는 이미 모든 정당과 대화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이들과 연정 협상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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