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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불량 부품 납품업자 상대 미국서 승소… 41억원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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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위사업청, 불량 부품 납품업자 상대 미국서 승소… 41억원 회수

입력
2019.09.30 15:59
수정
2019.09.30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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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채무 변제 회피 행위 취소한 한국 판결 인용… 방사청 해외 승소 첫 사례

우리 정부에 헬기와 대공포 등 불량 군수부품을 납품했다가 계약이 해지되자 회사를 해산해 책임을 피하려던 한국계 미국인 군수업자를 상대로 정부가 미국 법원에서 승소했다. 41억원가량을 회수하게 됐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북부 중앙지방법원에서 국외 부품업체 대표 안모(73)씨를 상대로 한 사해행위 취소 소송 등에서 승소했다고 30일 밝혔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기 위해 소유 재산을 고의로 감소시키거나 채무액을 늘리는 등의 행위다.

방사청에 따르면 안씨가 직접 운영하던 A사와 대리인에게 맡겨 실질적으로 운영했던 P사는 2000년 9월부터 2002년 2월까지 국방부 조달본부(현 방사청)에 500MD 헬기와 오리콘 대공 방공포 등의 부품을 공급했다. 이후 일부 부품에서 하자가 발견돼 방사청은 A사, P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대한상사중재원으로부터 방사청에서 받은 계약 대금 약 218만달러(한화 26억원)를 반환하라는 중재 판정을 받았다. 판정 직후 안씨는 회사를 해산해 반환이 이뤄지지 않았다.

방사청은 안씨가 사해행위를 했다고 판단, 소송 끝에 계약 이행을 보증한 안씨를 상대로 2015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아냈고 이를 근거로 2016년 11월 미 캘리포니아주 지방법원에 미국 내 안씨의 은닉 재산을 회수하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캘리포니아주법상 사해행위 취소의 소 제척기간인 4년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2년10개월 심리 끝에 방사청의 손을 들어줬다. 한국 법원 판결이 미국 내 효력을 미친다고 인증하고 안씨가 자신의 재산을 미국 소재 신탁회사 등으로 이전한 행위는 채권자인 대한민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판단해 그 회수를 명령했다. 안씨는 신탁회사에 재산을 숨기고, 그 수탁자를 자신의 자녀들로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 법원은 한국 법원이 산정한 연 20%의 지연 이자가 과도하다고 판단, 연 10%로 감경했다. 소송 과정에서 안씨는 200만달러(약 25억원)가량을 갚았다고 한다. 방위사업청이 외국 법원에서 재산 회수를 이끌어낸 최초 사례로, 안씨는 총 41억원가량을 우리 정부에 되돌려주게 됐다.

이근수 방위사업감독관은 “앞으로도 국내외를 불문하고 부실한 계약 이행으로 업체가 얻은 부당한 이익을 철저히 회수해 국민의 혈세가 방위력 개선 사업에 제대로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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