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관계자 등 불구속 기소 의견 검찰 송치
두 달 전 부산 광안리해수욕장 공중화장실에서 유독가스를 마시고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던 여고생이 숨졌다.
부산 남부경찰서는 지난 27일 오전 11시 57분쯤 부산의 한 요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A(19) 양이 숨졌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은 황화수소 중독에 의한 무산소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는 소견을 병원으로부터 받았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다.
A양은 지난 7월 29일 새벽 부산 수영구 민락동 한 회센터 지하 1층 공중화장실에서 유독가스에 중독돼 의식을 잃었다. A양은 당시 산업안전보건법상 단시간 허용 농도 기준치인 15ppm의 60배가 넘는 1,000ppm의 황화수소에 노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A양이 화장실에서 20분 가량 나오지 않자 밖에 있던 친구 뒤따라 들어가 쓰러져 있던 A양을 발견, 밖으로 꺼내 병원으로 옮겼다. 이 과정에서 친구도 황화수소를 마셔 의식을 잃을 뻔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화조에서 발생한 황화수소가 공중화장실 세면대 바닥 구멍을 통해 화장실로 들어가 이 같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수영구청과 민락회타운 관계자들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부산시는 이 사고 이후 지역 내 공중화장실 611곳을 전수 조사해 분리식 하수관로와 직접 연결되지 않아 정화조가 있는 화장실 244곳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기로 했다. 누출 사고 가능성이 있는 정화조를 폐쇄해 위험을 차단하고, 일부 화장실은 정화조가 필요 없는 분류식 하수관거 화장실로 대체한다는 계획이다.
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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