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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고발자 비공개 증언 앞두고… 트럼프 “스파이 행위” 보복 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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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고발자 비공개 증언 앞두고… 트럼프 “스파이 행위” 보복 엄포

입력
2019.09.30 16:02
수정
2019.09.30 20:5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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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측 “내부 고발자 조만간 의회서 증언”

내부 고발자 측 “신원 보호 최우선 과제… 의회와 논의중”

트럼프 측 “남에게 들은 얘기” 깎아내리기 공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백악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의혹을 제기해 탄핵 추진을 촉발한 내부고발자가 의회에서 조만간 증언할 것이라고 민주당 측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들은 내부 고발자의 신빙성을 깎아내리는 데 화력을 집중했고 그에게 정보를 제공한 당국자들까지 색출하겠다고 엄포를 놓아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민주당 소속 애덤 시프 하원 정보위원장은 이날 NBC와 ABC 방송에 출연해 내부 고발자가 신원을 보호받은 상태로 의회에서 곧 증언할 것이라며 “내부 고발자의 걸러지지 않은(unfiltered) 증언을 얻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내부고발자 측 변호사인 마크 자이드는 이날 트위터에 “상ㆍ하원과 논의하고 있다”며 “내부 고발자의 신원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는 데 모두 동의하고 있다”면서 증언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내부 고발자가 백악관에 파견됐다가 복귀한 중앙정보국(CIA) 분석 요원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내부 고발자에 따르면 그는 6명 이상의 정부 관리들로부터 트럼프 대통령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그가 신원을 노출하지 않은 상태에서 어떤 식으로 증언하게 될지는 확실치 않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내부 고발자 및 그에게 정보를 준 당국자들을 찾아 보복할 뜻을 시사해 신원 노출 시 또 다른 파장이 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모든 미국인과 마찬가지로 나는 나를 고발한 자를 만날 자격이 있다”며 “내부 고발자라고 불리는 그자가 (내가) 외국 정상과 나눈 완벽한 대화를 완전히 부정확하고 사기성이 짙은 방식으로 묘사했기에 더욱더 그렇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부고발자라는 그에게 대체로 부정확한 이 정보를 불법적으로 제공한 사람도 만나야겠다”면서 “이 사람은 미국 대통령에게 스파이 행위를 벌인 것인가? 커다란 대가를 치르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도 내부 고발자를 폄하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고문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부 고발이 정치적 편향에 따른 것이라며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훼손하려는 공작원”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진정한 내부 고발자라고 옹호했다. 이번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디 줄리아니도 CBSㆍABC방송에 연달아 나와 트럼프 대통령이 누명을 썼다고 주장하며 내부 고발자의 주장을 ‘남에게 들은 얘기’, ‘믿을 수 없는 것’으로 깎아내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조사하라고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요청하지 않았다면 헌법 위반”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논란 속에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찬성하는 여론이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BS방송이 29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55%가 탄핵 조사에 찬성했고, 반대는 45%였다. 수치로만 보면 미국인 2명 중 1명꼴로 탄핵 조사에 지지를 표시한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찬성’하는 비율은 ‘반대’와 같은 43%였다. 이날 발표된 ABC방송의 여론 조사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조사를 요구한 데 대해 64%가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비록 ‘익명의 투표’를 전제로 한 발언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찬성할 공화당 상원의원이 수십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시사주간 뉴스위크에 따르면 공화당 출신 제프 플레이크 전 상원의원은 28일 “투표를 비밀로 할 수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할 공화당 상원의원이 35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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