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은행이 그간 번번이 매각에 실패했던 자회사 KDB생명을 네 번째 시장에 내놓는다. 산업은행은 30일 KDB생명보험 매각 공고를 냈다고 밝혔다. 2010년 경영난에 빠진 금호그룹을 지원하기 위해 KDB생명(옛 금호생명)을 인수한 뒤, 이번이 4번째 매각 시도다. 산은은 앞서 2014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총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번 매각은 KDB생명 보통주 8,800만주와 경영권까지 넘기는 거래다. 매각 주간사는 크레디트스위스증권과 삼일회계법인이 맡았고, 재무실사는 삼일회계법인, 계리실사는 밀리만, 법무실사는 광장이 맡았다. 산은은 오는 11월 초 투자의향서(LOI)를 접수해 쇼트리스트를 뽑고, 올해 안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내년 초 매각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산은 안팎에서 예상 매각가는 4,000억∼5,000억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산은은 “투자자가 다양한 거래 구조를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산은은 최근 KDB생명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수년간 연속 적자에 허덕이던 KDB생명은 2017년 구조조정과 사업비 절감, 지난해 3,000억원 증자 등으로 지난해 64억원 흑자로 전환했고, 올해 상반기 33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보험금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RBC비율은 2017년 108.5%로 기준치(100%)를 간신히 넘겼지만, 지난 6월 말 현재 232.7%로 대폭 상승했다.
산은은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매긴 신용등급도 Baa2(안정적)로 상향 조정되는 등 신인도도 좋아졌다”며 “잠재 매수자 면담 등을 통해 달라진 KDB생명의 모습이 시장에 제대로 전달되면 이번 인수ㆍ합병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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