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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그랜드호텔, 마지막 부산국제영화제 준비 ‘정성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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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그랜드호텔, 마지막 부산국제영화제 준비 ‘정성껏’

입력
2019.09.3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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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난 등 이유로 12월 31일 폐업 예고

“직원 피해 최소화… BIFF 등 유종의 미”

“한-아 정상회의 등 남은 행사 빈틈없이”

부산의 국제행사 본부호텔 폐업 ‘아쉬움’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전경.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전경.

경영난 등으로 올해 말 폐업을 예고한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이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마지막 서비스가 될 부산국제영화제 준비에 정성을 쏟고 있다.

30일 오전 부산 해운대그랜드호텔 내ㆍ외부 곳곳에는 영화제 준비가 한창이었다. 호텔 외벽에는 거대한 행사 옥외광고가 붙어 해운대를 오가는 이들에게 부산국제영화제가 다가왔음을 알리고 있었다. 로비에는 레드카펫과 포토존 설치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영화제 분위기를 더했다.

오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이 호텔에서는 여는 해와 마찬가지로 개막식과 폐막식 파티, ‘마리끌레르와 함께하는 아시아스타어워즈’ 등 대형 영화배급사 행사 등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될 예정이다. 배우와 감독의 인터뷰도 대부분 이 호텔에서 치러지며, 300여명에 이르는 영화제 관계자들이 머물 예정이다.

호텔 관계자는 “해운대그랜드호텔이 12년째 부산국제영화제의 공식 본부호텔로 이용된 만큼 마지막까지 영화제의 원활한 진행을 지원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직원들 역시 청결과 위생 등 기본적 요건부터 철저히 준수하는 등 국제기준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해운대그랜드호텔은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12월 31일까지만 영업을 한다며 폐업소식을 전했다. 근년 들어 휴가철 피서객 감소와 경쟁업체의 등장으로 수년간 적자가 계속됐다는 게 이유다. 호텔 부지와 건물 처리 문제 등 폐업 이후의 일정과 내용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올해 2월 발생한 호텔 수영장 사고로 인한 이미지 손상, 잇단 직원 성추행 의혹 등의 악재와 이로 인한 노사 갈등을 극복하지 못한 점 등을 폐업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부산의 대표적 마이스(MICE) 행사 호텔의 폐업 예고에 직원들과 업계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호텔 노조는 “졸지에 직장을 잃었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 동아시안컵 등 굵직한 국제행사들이 계획돼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호텔 관계자는 “우선 직원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마지막까지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남은 국제행사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12년간 이 호텔과 함께 해온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영화제 관계자는 “인근 다른 호텔보다 입지 조건과 환경 등이 좋아 10년 넘게 인연을 함께 했는데 문을 닫는다니 너무 아쉽다”면서 “손발도 잘 맞아 지금까지 큰 사건사고 없이 영화제를 준비해왔는데 내년 행사가 걱정 된다”고 말했다.

지역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해운대그랜드호텔은 200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공식호텔을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 부산국제광고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국제무용제, 부산국제음악제, 지스타 등 부산을 대표하는 국제행사의 본부호텔로 활약했다”면서 “이렇게 풍부한 국제행사 경험을 가진 호텔이 없어지는 건 마이스 업계에도 큰 손실”이라고 아쉬워했다.

320개의 객실과 식음료 업장, 부산 최대 규모 수준의 연회장을 갖춘 해운대그랜드호텔은1996년 첫 영업을 시작, 이후 다양한 국내외 행사로 부산의 대표 호텔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마이스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16년엔 마이스 유공자상과 한국관광공사(KTO)가 선정한 제13회 대한민국 마이스 대상에서 ‘코리아 컨벤션 호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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