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감사 내용 받아들일 수 없어”… 재심의 청구 계획
지난해 불거진 서울교통공사 친인척 고용세습 의혹 관련 감사 결과에 대해 서울시가 “친인척 채용 비리는 없었다는 게 확인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시는 30일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지난해 3월 무기계약직에서 일반직(정규직)으로 전환된 공사 직원 1,285명 중 친인척이 있는 직원은 당초 파악된 112명에서 80명이 추가된 192명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이들에게는 채용 비리와 관련된 위법성이 드러나지 않아 친인척 채용비리는 없었다는 게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해당 의혹은 자유한국당이 ‘권력형 채용비리 게이트’라며 제기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가 지난해 10월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고, 감사원은 이날 그 결과를 공개했다.
시는 이날 일부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에 나섰다. 우선 서울교통공사가 ‘무기계약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전환 방식과 채용 절차를 명시하지 않았고, 일체의 평가 없이 부당하게 채용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 “잘못된 사실 관계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라는 시대적 과제에 대한 이해 부족에 기반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충분한 노사 협의를 거친 후 경력 차이에 따라 7급과 7급보로 구분해 정규직 전환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감사원 “불공정 경로 입직”… 서울시 “위법 없어”
시는 특히 받아들일 수 없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재심의를 청구할 계획이다. 감사원이 ▦민간위탁사 ▦직원 추천 ▦유가족 특별채용 등 ‘불공정한 경로를 통해 입직한 사례’로 지적한 내용 등이다. 이에 대해 시는 “민간위탁사를 통해 입직한 친인척 15명은 ‘구의역 사고’ 대책 일환으로 자회사가 직접고용하기로 한 계획이 알려지기 전 이미 위탁업체에 입사한 직원”이라고 해명했다. 무기계약직 전환 시에도 친인척 대상자 21명 중 면접으로 6명이 탈락하는 등 정당한 채용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다만 실제로 해당 정보를 입수하고 위탁업체에 아들의 채용을 청탁한 사실이 확인된 2명에 대해서는 인사 조치 등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존 직원 추천으로 1995~2006년 기간제로 입사했다가 정규직 전환된 45명에 대해서는 당시 채용 지침에 따라 뽑았다고 설명했다. 2006년 상용 일용직 관리지침이 제정되기 전 해당 소속장 재량으로 선발하도록 한 당시 법규를 따랐을 뿐이라는 얘기다. 해당 입사자들은 조리원, 이용사 등 일용직 형태의 단순 노무 분야 종사자로, 당시만해도 낮은 임금 수준으로 이직이 잦은 비선호 일자리였다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시는 사망한 직원의 유가족 1명을 평가 없이 채용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 “2001년 당시 노사간 단체협약에 따라 채용한 것”이라며 “중앙정부의 유가족 특별채용 금지 지침은 2014년 통보됐고 그 이후에는 특별채용된 유가족이 없다”고 밝혔다.
이외 징계 처분자까지 일반직으로 전환하고, 7급보의 7급 승진 기간 동안 결원 발생 시 기간제를 퇴직자 우선으로 채용했다는 감사 결과 등에 대해서도 재심의를 청구할 계획이다. 징계 처분자의 비위 정도가 정규직 전환에서 제외할 정도가 아니었으며, 안전업무 공백을 없애기 위한 기간제 공개채용에도 퇴직자를 우선 채용하기 위한 특혜를 제공하지 않았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합격권 女 6명엔 면접 점수 과락 주고 男 뽑아 적발
다만 여성 응시자 점수 조정, 의도적인 자료 제출 누락, 필기시험 채점 결과 검증 등에 대해서는 감사원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감사에서 공사는 2017년 전동차 검수지원분야 등에서 무기계약직을 공개채용하면서 합격권이던 여성 지원자 6명의 면접 점수를 과락(50점 미만)으로 일괄 조정해 탈락시키고, 불합격권이던 남성 지원자 1명을 채용한 사실이 적발됐다. 작년 국회의 자료 제출 요구에 한 직원이 의도적으로 본인의 가족 정보를 삭제한 자료를 내고, 2017년 승강장 안전문 보수 분야 무기계약직 필기시험의 한 문항을 잘못 채점해 8명이 부당하게 합격하고 6명이 탈락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는 “조직적인 비리가 아닌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과 과실”이라며 “감사원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직원 교육, 제도 개선, 재발 방지 등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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