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 위치. 한국일보 자료사진

화성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날 당시 인접한 곳에서 실종 사건도 잇따라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경찰 등에 따르면 1989년 7월 18일 낮 12시30분쯤 경기 화성군 태안읍에 사는 김모(당시 9세)양이 학교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실종됐다. 이 기간은 화성연쇄살인사건 8차(198년 9월 16일)와 9차(1990년 11월 15일) 사이에 발생한 것이다.
경찰은 두 차례에 걸친 김양의 아버지(37)의 수사요청에도 이를 단순 실종사건으로 처리하고, 목격자 등에 대한 조사만 한 뒤 수사를 종결했다.
하지만 실종 6개월 만인 그해 12월 실종 당시 입고 나갔던 치마와 책가방이 화성군 태안읍 병점5리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9차 화성연쇄살인사건 현장에서 불과 30여m 떨어진 지점이었다.
10차 사건 발생 6개월 뒤에는 30대 여성이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1991년 11월에는 화성군 태안읍 D전자에 다니는 주부 고모씨(당시 30세)가 출근 길에 실종된 것이다. 고씨의 회사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했던 지역과 인접한 곳이다. 경찰은 고씨의 평소 생활이 성실했다는 가족 등의 진술을 확보, 성폭행 뒤 살해된 것으로 추정하고 연쇄살인사건과 연관성 등에 대한 수사를 벌였다.

다만 두 사건이 화성연쇄살인사건은 물론 다른 범죄와 연관돼 살해됐는지, 살해됐다면 범인을 검거했는지, 아니면 무사히 귀가했거나 단순 실종 처리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화성연쇄살인사건과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아직 밝혀진 바 없다.
그러나 청주 처제 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56)가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만큼 경찰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이씨의 추가 범행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당시 실종 사건 등을 꼼꼼히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거주지인 수원ㆍ화성은 물론 결혼 후 생활했던 충북 청주의 사건까지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화성연쇄살인사건 기간 중인 1988년 한 해 동안에만 화성에서는 모두 50여건의 가출인 신고가 있었는데, 그중 절반 가량은 15~30세 여성이었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숨어있는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수원=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
수원=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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