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시중은행 5곳이 지난 5년간 파생상품을 팔아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이 2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대규모 손실을 낸 파생결합펀드(DLF)의 주판매은행인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은 지난해 이래 5대 은행 전체 DLF 판매량의 85%를 판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은 2015년부터 올해 8월 초까지 208조원 상당(460만건)의 파생결합상품을 판매해 1조9,799억원의 판매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이들이 판매한 파생상품 규모는 2016년 23조5,566억원에서 지난해 55조9,131억원으로 137% 늘었고, 같은 기간 판매수수료 수익은 2,078억원에서 5,463억원으로 163% 증가했다. 판매수수료율도 0.88%에서 0.98%로 0.1%포인트 증가했다. 올해 들어서는 8월 초까지 벌어들인 수익만 4,323억원이다.
이들은 5년간 전체 파생결합상품 중 ELT(주가연계신탁)의 비중이 83%(172조원)로 압도적으로 높았고, 이어 ELF(주가연계펀드) 10.2%(21조원), DLF 4.5%(9조3105억원), DLT(파생결합신탁) 2.3%(4조7,618억원) 순이었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5년간 75조원(161만건)으로 파생상품을 가장 많이 팔아 7,495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고, 이어 하나은행(판매액 52조원, 수수료 4,850억원), 신한은행(35조원, 3,299억원), 우리은행(32조원, 2,924억원), 농협은행(14조원, 1,230억원)이 뒤를 이었다.
최근 원금 전액 손실로 논란을 빚은 DLF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부터 올해 7월 말까지 2조4,457억원의 DLF를 팔아 227억원의 수수료를 챙겼다. 우리은행도 같은 기간 1조6,110억원을 팔아 170억원의 수익을 냈다. 두 은행이 지난해부터 판매한 DLF는 4조567억원으로 전체(4조7462억원)의 85%, 판매수수료는 전체의 94%에 달했다.
두 은행의 DLF 판매수수료율은 지속적으로 올랐다. 하나은행은 2016년 DLF 판매수수료를 0.67%로 책정했는데 지난해는 0.87%, 올해는 0.99%로 올렸다. 우리은행도 2015년 0.2%에 불과하던 수수료율을 지난해부터 1% 이상으로 올려 적용하고 있다.
고용진 의원은 “전문가도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구조의 초고위험 파생상품은 증권사에서 판매하는 것이 맞다”며 “은행에서 초고위험 파생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