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대표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의원 15명이 30일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을 출범했다. 모임 대표는 바른정당계 수장이자 바른미래당 전 대표를 지낸 유승민 의원이 직접 맡았다. 지난 28일 “제가 바른미래당에 와서 실패를 했기 때문에 이제부터 어떻게 할 것이냐는 고민이 깊다. 결심해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 데 따른 ‘행동’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비당권파인 오신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와 같은 시간에 의원 비상회의를 열고 “‘비상행동’을 통해 당의 변화와 혁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 그리고 현재 국정운영, 국정감사를 앞두고 여러 원내 상황을 포함해 여러 의원들의 지혜를 모아 대처해나가고 발표하겠다”며 “비상행동을 전 당원 비상대책기구로 확대하고 바른미래당을 개혁정당으로 환골탈태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승민 전 대표가 우리 비상행동의 대표를 맡아서 이끌어주시기로 했다”며 “앞으로 회의도 유 전 대표가 직접 주재를 하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상행동에는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비당권파 의원 15명이 모두 참여했다. 유승민계 8명, 안철수계 7명이다.
비상행동 출범에 대해 손 대표는 최고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런 모임은 할 수 있겠으나, 당의 최고위가 열리는 그 시각에 그 옆에서 (출범을 결의) 한다는 것은 정치 도의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상행동 측이 전 당원 차원의 비상대책 기구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데 대해서는 “당헌ㆍ당규에 맞는 것인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당헌ㆍ당규에 없는 어떤 행동도 정당치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을 겨냥한 듯 “꼭 반대할 때만 때를 잡아서 나왔다. 그런 분이 어떻게 당의 실패를 논할 자격이 있나”라며 “당을 어렵게 만들면서 비상행동이다 뭐다 (하는 것은) 저는 정치적 양심이 없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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