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냉동됐던 ‘날 녹여주오’의 지창욱과 원진아가 20년 후인 2019년에 눈을 떴다. 황당함의 절정을 찍어버린 상황의 연속은 시청자들의 웃음 폭탄 또한 제대로 터트렸다.
지난 29일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날 녹여주오’2회에서 냉동 캡슐 안으로 들어간 마동찬(지창욱)과 고미란(원진아)을 해동시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황박사(서현철)가 의문의 자동차 폭발 사고를 당했다. 동찬과 미란이 실종됐다고 생각한 국장 김홍석(정해균)은 조연출 손현기(이홍기)를 꾀어 모든 것을 동찬의 책임으로 돌리고 사건을 덮었다.
시간이 흘러 20년 후, 홍석과 현기(임원희)는 나란히 방송국의 사장과 국장이 됐다. 그러나 폭발 사고를 당하고 사라진 황박사는 사실 연구소에 잠들어있었고, 다시 깨어난 그는 여전히 1999년도의 모습 그대로 냉동되어있던 동찬과 미란을 해동시켰다. 그가 알 수 없는 약물을 주사하자 둘은 거짓말처럼 깨어났다.
연구소에서 나온 동찬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31.5도라는 말도 안 되는 체온으로 의료진을 당황시켰다. 가까스로 깨어나 정신이 오락가락한 와중에도 자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야 한다는 직업정신을 보이며 현기를 찾던 동찬. 그리고 이어 도착한 그의 가족들은 그가 보기에 어딘가 조금 이상했다.
어머니 김원조(윤석화)는 갑자기 너무나 늙었고, 반대로 아버지는 너무 젊어졌다. 어리둥절한 그때,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마동식(김원해)이 “형!”이라며 울먹이고, 뒤이어 처음 보는 중년 여성이 “오빠~ 나 동주(전수경)야”라고 소리친 상황. 거기에 허겁지겁 병원에 도착한 현기가 “선배!”라고 외치는 삼단 콤보를 경험한 동찬은 다시 얼음이 되고 말았다.
한편, 동찬과 함께 깨어나 곧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버스까지 탄 미란. 하루 만에 두 배 이상 올라버린 버스 요금에 의아한 것도 잠시, 그녀가 집에 도착했을 땐, 가족들 모두 흔적도 찾을 수 없었다. 이어 지구대에서 “가족들이 연기처럼 사라졌어요”라며 호소했고, 그녀의 신분증을 확인한 경찰은 마흔 넷이라는 나이에 경악했다. 그도 그럴 게, 미란은 1999년, 20대의 모습이 그대로 박제된 상태였기 때문. 그녀는 순경이 “화장품 뭐 쓰세요?”라고 묻는 순간까지도 상황을 알아채지 못했다.
그러나 다니던 대학교로 간 미란은 ‘2019년 2학기 신·편입생 모집’이라는 현수막을 보고 경악했다. 그리고 같은 시간, 패닉 상태로 병원 로비로 나간 동찬 또한 ‘2019년’이라는 문구가 가득한 현수막과 포스터를 보곤 충격에 빠졌다. 냉동 실험에 참여했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20년이 지나버린 상황을 마주한 두 남녀, 이들은 어떻게 이 상황을 헤쳐 나가야 할까.
한편 tvN ‘날 녹여주오’는 매주 토, 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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