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 유진 초이(이병헌 분)의 실제 모델로 알려진 애국지사 황기환(사진) 선생의 유해가 국립현충원으로 봉환된다. 1910~20년대 유럽과 미국에서 대한 독립을 위해 애쓰다가 1923년 미국 뉴욕에서 마흔의 나이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지 96년만이다.
뉴욕총영사관은 최근 국가보훈처와 협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고 29일 밝혔다. 황 지사의 유해는 현재 미국 뉴욕 퀸즈 플러싱의 마운트 올리베 공동묘지에 안장돼 있다. 구체적인 봉환 시기는 뉴욕 현지 법원 결정이 나는 대로 보훈처의 실무대표단이 파견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뉴욕한인교회 이용보 담임목사와 전임인 장철우 목사, 김득영 임원회장 등은 올해 3ㆍ1운동 100주년을 맞아 황 지사의 유해를 현충원으로 봉환해달라고 총영사관에 의뢰했다.
1904년 미국으로 건너 간 황 지사는 1917년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자 입대해 유럽 전선에서 중상자 구호를 맡았다. 그는 1918년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미국으로 돌아오지 않고 이듬해 프랑스 파리의 파리강화회의 한국대표부에 합류해 조선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해 러시아와 북해를 거쳐 영국까지 흘러 들어온 한인 노동자들이 일본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영국 정부를 설득해 이들 가운데 35명을 프랑스로 이주시키기도 했다.
황 지사는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에 추서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