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 종료 등 한일관계 경색이 해소될 조짐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양국 해군이 오랜만에 연합훈련을 벌였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한국ㆍ일본ㆍ독일ㆍ스페인ㆍ오만 5개국은 23~26일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에서 연합훈련을 진행했다. 연합해군사령부가 주관한 정례 훈련으로 한국 해외파병 부대인 청해부대의 강감찬함(DDH-979)과 일본의 사자나미함(DD-113)이 각각 참가했다. 이탈리아 해군의 안토니오 마르세글리아함(F597)도 가세했다.

이들 부대는 공동 해상 선박 임검(VBSS) 훈련을 실시했다. 해적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에 올라 현장을 조사한 뒤 해적선으로 확인되면 선박을 압류하는 절차를 익히는 훈련이다. 한국 해군의 특수전 전단 검문검색대와 일본 해상자위대의 입입검사대 대원들이 작전 회의 후 고속단정을 타고 출동했다.
훈련이 끝난 후 제151 합동 임무대(CTF-151) 사령관인 유병주 제독은 일본 측 지휘관으로부터 기념품으로 모자를 전달받기도 했다. 유 제독은 소말리아 해적을 소탕하기 위해 꾸려진 다국적 연합 해군 부대인 CTF-151을 6월부터 지휘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악연을 이어 온 한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가 연합훈련을 벌인 만큼 한일관계에 물꼬가 트일지 기대감도 일었지만, 군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군 관계자는 “한일 양국이 아닌 연합해군사령부가 주관했고, 올해에도 수차례 열렸던 정례훈련이기 때문에 한일관계와 연관시키는 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앞서 일본 측은 지난해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의 욱일기 논란이 불거지자 제주 국제 관함식 참가를 취소했으며, 해상초계기가 저공비행을 하며 한국 구축함을 위협하기도 했다. 또 일본은 다음 달 자국에서 열리는 관함식에 한국을 초청하지 않았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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