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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트럼프 탄핵 조사 박차… 이르면 10월말 하원 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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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트럼프 탄핵 조사 박차… 이르면 10월말 하원 표결

입력
2019.09.29 18:07
수정
2019.09.29 19: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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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히스패닉 헤리티지 먼스’ 행사에서 발언을 하던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워싱턴DC=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히스패닉 헤리티지 먼스’ 행사에서 발언을 하던 중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워싱턴DC=EPA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이르면 10월 말 하원에서 탄핵안 표결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 의혹’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은 미 민주당이 이번 주부터 관련자들을 소환해 본격적인 탄핵 조사에 나서면서다. 탄핵 조사를 지지하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이 이번 의혹과 관련된 행정부 고위 관료를 줄줄이 소환하며 탄핵 정국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에 대한 자료 제출 소환장이 신호탄이었다. 탄핵 절차를 주도하고 있는 하원 외교위, 정보위, 정부감독개혁위는 27일 폼페이오 장관에게 오는 10월 4일까지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한 자료를 제출하라는 소환장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경쟁자이자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의 비리에 대해 조사하라는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현직 중앙정보국(CIA) 요원의 내부고발로 이 같은 의혹이 불거지자, 민주당은 그간 집중해 온 트럼프의 사법 방해ㆍ재산형성 과정에서의 비리 문제 등에 대한 조사를 멈추고 우크라이나 의혹에 화력을 집중하고 있다.

하원은 27일부터 2주간 휴회하지만, 민주당은 쉼 없이 탄핵 절차를 밟아갈 것으로 보인다. 탄핵 정국의 주축인 3개 상임위는 2주 내로 마리 요바노비치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 커트 볼커 국무부 우크라이나 특사,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 주재 미국 대사 등 국무부 관료 5명을 대상으로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WSJ에 따르면 민주당은 청문회를 거친 뒤, 늦어도 오는 11월까지는 탄핵 표결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속도를 낸다면 10월 말에 표결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8일에는 마크 애머데이 하원의원이 공화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한 의회 조사가 합당하다면서, 탄핵 조사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볼커 특사가 27일 논란 속에 전격 사퇴해 그를 증언대에 세울 수 있을지는 불분명해졌다. 볼커 특사는 트럼프 대통령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젤렌스키 대통령 자문 간 회동을 직접 주선한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 바이든 겨냥 수사와 관련해 비공식 대화를 나누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는 게 CNN의 설명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외국 정상들과의 통화 내용 유출로 곤경을 치르자, 백악관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등과의 통화 녹취록도 감추려 하고 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미 트럼프-젤렌스키 간 통화 녹취록이 통상적인 정보 저장 시스템이 아닌 보안이 높은 별도의 기밀 시스템에 보관된 점을 인정했다. 또 CNN은 소식통과 트럼프 정부 전직 관료 등을 인용해 무함마드 왕세자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 기록이 통상적인 정상 간 통화 녹취록보다 극도로 접근 권한이 제한된 상태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전 백악관 관리는 유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지 부적절한 내용을 숨기는 의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부 고발자는 대통령에 불리한 정보를 감추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의혹이 연이어 불거지면서 탄핵 조사를 지지하는 여론도 커지고 있다. 27일 정치전문매체 더 힐이 여론조사기관 ‘해리스X’와 26, 27일 이틀간 유권자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탄핵 절차를 지지한다는 응답은 47%였다. 이는 같은 기관이 지난 6월 시행한 조사에서 ‘민주당이 탄핵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35%가 긍정 응답을 했던 것과 비교하면 12%포인트나 오른 수치다. 한편 반대 응답은 42%로 전 조사에 비해 3%포인트 하락했다.

대통령직을 무너뜨리려는 의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겉보기엔 태평한 듯하다.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 친 트럼프계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 등과 버지니아주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 라운딩을 즐겼다고 전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소렌스탐 팀에 졌지만 기분은 좋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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