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삼성의 ‘QLED TV’ 브랜드 사용을 두고 또 다시 격돌했다. 삼성이 LG의 문제 제기에 “외국에서 브랜드 사용 허가 판정을 받아 일단락된 문제”라고 주장하자, LG는 “광고 심의 문제로 논점을 흐리지 말라”며 재반박했다.
삼성전자는 29일 입장자료를 통해 “지난 2017년 QD(퀀텀닷ㆍ양자점) 기술을 활용한 삼성 QLED TV를 출시한 이후 영국, 호주, 미국 등에서 광고심의기관을 통해 QLED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결정을 이미 받았다”고 밝혔다.
삼성 설명에 따르면 2017년 7월 LG전자는 호주 광고심의기구(ACB)에 삼성전자의 QLED TV 광고가 허위라고 문제를 제기했으나 ACB는 이를 기각했다. QLED라는 명칭은 소비자에게 전기가 흐르면 디스플레이가 자체발광(전기발광)한다는 잘못된 정보를 소비자에게 줄 수 있다는 게 LG측 주장이었다. 하지만 삼성은 당시 “QD 기술에는 전기발광뿐 아니라 삼성 QLED TV처럼 빛이 흐르면 발광하는 ‘광발광‘(비자체발광)도 있다”고 소명했고 ACB는 이를 받아들였다.
같은 해 10월 영국에서도 광고표준기구(ASA)가 QLED 명칭 사용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으나, 삼성에 유리한 판단이 나왔다. 삼성에 따르면 당시 ASA는 “QLED 용어를 알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삼성 QLED가 전기발광 방식이 아님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특히 QD 기술이 100% 컬러볼륨을 구현하는 등 기존 TV와 비교해 우위에 있어 QLED 명칭을 사용하는 데 소비자 오인 우려가 없다”고 판정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미 해외 주요 국가에서 문제 없다는 판단을 받았는데, 국내 경쟁사가 이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뒤늦게 논란을 제기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LG도 입장자료를 통해 삼성의 주장을 반박했다. 특히 LG는 한국 특허청이 지난해 말 ‘QLED라는 기술 용어는 자체발광 디스플레이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소비자가 잘 모르는 새로운 기술 명칭을, 그 기술이 구현되지 않은 제품에 사용하는 것은 소비자를 속이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LG 관계자는 “해외에서 QLED 명칭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은 주로 광고 심의에 관한 것일 뿐 공정위 판단과는 무관하다"며 “공정당국의 판단과 별개의 사례를 끌어들여 논점을 흐리지 말고 조사에 성실히 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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