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020년 헌법 개정’에 대한 강한 의욕을 보이는 가운데 이에 경종을 울리는 집권 자민당 원로 정치인의 책이 발매됐다.
28일 마이니치(每日)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가 마코토(古賀誠) 전 자민당 간사장은 개헌을 반대하는 ‘헌법 9조는 세계유산’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그는 개헌은 물론 현행 헌법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자민당의 개헌 방안에 대해 “(자위대를 헌법에) 쓸 필요가 없다. 적어도 9조 개정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은 바늘귀만큼도 하면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일본 헌법 9조는 이른바 ‘평화헌법의 핵심’으로 불린다. 국제 분쟁의 해결수단으로서 전쟁과 무력행사는 물론 전력(戰力)의 보유를 금지하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10월) 임시국회에서 개헌 논의를 가속화하려는 생각인 가운데 당 안팎에 일침을 가하는 책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2021년 9월까지인 자신의 임기 중 헌법 9조에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는 개헌을 추진한 뒤, 교전권과 전력 보유를 금지하는 기존 조항들을 손보는 ‘2단계 개헌’을 통해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의 변신을 염두에 두고 있다. 야당과 일반 국민 사이에선 개헌 반대 의견이 많지만, 아베 총리는 개헌 추진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고가 전 간사장은 헌법 9조와 관련해 “(일본이) 다시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세계 각국에 평화를 발신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세계 유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만 2세 때 아버지가 전사한 이후 어머니를 보며 자란 경험으로 “전쟁 미망인을 다시 만들지 않는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을 신념으로 삼고 있다”고 책에서 소개했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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