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7조원선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에 돌입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 분기당 10조원 이상의 영업 이익을 올렸으나, 반도체 경기 불황 등의 영향으로 올해는 분기당 영업이익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6조원 선에 머무르는 등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려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4일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의 관심은 삼성전자가 바닥으로 평가 받는 분기당 영업이익 ‘6조원대 벽’을 넘어설 지에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은 각각 6조2,300억원과 6조6,000억원에 불과했다.
지난 26일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사 컨센선스(예상 전망치)는 6조9,984억원으로 7조원을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개월 전 증권사들의 전망치였던 7조6,238억원보다는 다소 감소했으나, 여전히 올해 첫 분기 영업익 7조원 달성을 넘볼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돌파할 경우 이는 삼성전자의 본격적인 실적 회복세를 알리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지난해 대비로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지만, 일회성 수익 등 다른 변수 없이 삼성의 주력인 반도체 업황 개선 효과가 삼성 실적에 뚜렷이 반영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D램 메모리 반도체 고정 가격은 지난달 2.94달러로 8개월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를 멈췄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D램 수출물가지수가 전월 대비 2.9% 오르며 13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되고 갤럭시 노트10 판매 상황도 양호해 3분기 영업이익은 7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영업이익 6조6,000억원에 일회성 수익이 포함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준의 개선”이라고 평가했다.
또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넘어서면 한달여 만에 10% 이상 오른 삼성전자 주가 상승 행진에 가속 페달을 밟는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6월 5만원선을 내준 뒤 올해 초 3만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지만, 지난달 이후 본격 상승하며 1년 3개월 만에 5만원선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주당 5만원은 삼성전자가 주식을 50분의 1로 액면분할하기 이전의 주당 250만원 가격에 해당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가가 5만원선을 쉽게 뚫지 못하는 것은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3분기 영업이익이 7조원선을 넘어서면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삼성전자 주가 상승의 주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영업이익 7조원도 지난해 대비로는 여전히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라, 이를 본격적인 회복 신호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반도체 경기 회복을 방해하는 여러 불확실한 요인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실적이 개선세에 있으나 지난해와 비교하면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불확실성 증가로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도 지금 시점에서 명확히 얘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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