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위협적이었던 모든 장면에 손흥민이 있었다.”(영국 공영방송 BBC)
손흥민(27ㆍ토트넘)의 진화가 무섭다. 단순히 골을 넣는 공격수를 넘어서, 결정적 찬스를 창조하는 전천후 플레이메이커로 변모하고 있다.
토트넘은 2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라운드 경기에서 사우스햄튼을 2-1로 제압했다. 3경기 연속 무승에서 벗어난 토트넘은 시즌 3승째를 수확하며 상위권 도약의 횃불을 지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단연 손흥민이었다. 본인이 직접 상대 골망을 흔들진 못했지만 모든 위협적인 장면에 손흥민이 있었다. 이날 토트넘이 기록한 2골 모두 그의 발에서 시작됐다.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침투, 돌파에 이은 날카로운 패스로 경기 내내 수 차례 골 찬스를 만들며 경기를 지배했다.
이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장한 손흥민은 전반 초반부터 위협적이었다. 전반 22분 왼쪽 측면 돌파에 이어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탕귀 은돔벨레(23)에게 패스를 내주며 결정적인 슈팅 찬스를 만들어줬지만 아쉽게 수비에 막혔다. 이어진 코너킥 찬스에선 직접 날카로운 헤딩 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경기장 왼쪽을 지배하던 손흥민은 결국 전반 24분 팀의 선제골을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루즈볼을 가로 챈 손흥민은 슈팅하는 척 수비를 속이고 빈 공간의 은돔벨레에게 다시 한 번 볼을 밀어줬고, 은돔벨레가 강력한 왼발 슛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손흥민의 시즌 2호 도움이자, 지난 5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부터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달성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토트넘은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다. 전반 31분 오른쪽 풀백 세르지 오리에(27)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골키퍼 실책으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에 빠진 토트넘을 구한 것은 역시나 손흥민이었다. 전반 43분 역습 찬스에서 오른쪽 측면으로 쇄도한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로 침투한 크리스티안 에릭센(27)에게 공을 찔러줬고, 에릭센의 패스를 받은 해리 케인(26)이 침착하게 골로 마무리하며 2-1로 앞서갔다.
손흥민은 후반전에는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전천후로 활약했다. 손흥민은 결국 후반 19분 홈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에릭 라멜라(27)와 교체됐다. 다음달 2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바이에른 뮌헨전을 대비해 체력을 비축하기 위한 마우리시노 포체티노 감독의 포석이었다.
영국 공영방송 BBC은 64분 만 뛴 손흥민을 경기최우수선수(MOM)으로 선정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BBC는 “손흥민은 토트넘의 두 골과 끊임없는 위협에 가담했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풀타임을 뛰지 않은 선수를 MOM으로 꼽았다는 건 피치 위에서 남긴 인상이 컸다는 방증이다. 스포츠전문매체 스카이스포츠도 케인, 무사 시소코와 함께 손흥민에 평점 8점의 높은 점수를 줬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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