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 부위의 이름들을 톺아보면 합성어 및 파생어에서 유래한 이름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먼저 귀와 눈 사이의 움푹 들어간 곳을 ‘관자놀이’라고 하는데, 관자놀이는 ‘관자’와 ‘놀이’의 합성어이다. 관자(貫子)는 조선시대에 양반들이 상투를 틀 때 머리가 흐트러지지 않게 머리에 두르는 망건을 상투에 동여매는 당줄을 꿰는 단추 모양의 고리를 말하는데, 망건을 쓰면 관자가 눈과 귀 사이의 움푹 들어간 부위에 닿게 되어 얼굴 맥박이 뛸 때마다 관자가 움직인다는 데에서 관자놀이의 명칭이 유래했다. 관자놀이에서 ‘놀이’는 ‘일정하게 움직이다’는 의미의 동사 ‘놀다’의 어간에 명사형 접미사 ‘-이’가 결합한 말이다. 관자놀이는 눈과 귀 사이의 맥박이 뛰는 곳이기 때문에 급소로 알려져 있다.
무릎과 발목 사이의 뒤쪽 근육 부분을 이르는 ‘종아리’는 발꿈치를 뜻하는 한자 ‘종(踵)’에 접미사 ‘-아리’가 결합한 파생어에서 유래했다. 국립국어원 ‘어휘 역사 정보’에 따르면 17세기 문헌에 ‘죵아리’의 형태로 처음 나타났는데, 당시에 치음이었던 ‘ㅈ’이 근대 국어 시기에 구개음으로 바뀌어 ‘죵’과 ‘종’의 발음이 구별되지 않으면서 19세기 문헌부터 ‘종아리’로 쓰이게 되었다.
팔 밑의 오목한 곳을 이르는 ‘겨드랑이’ 역시 겨드랑이를 뜻하는 명사 ‘겯’에 접미사 ‘-으랑’이 결합한 파생어에서 유래했다. ‘어휘 역사 정보’에 따르면 17세기 문헌에 ‘겨드랑’과 ‘겨랑’의 형태가 함께 나타났고 18세기 문헌에는 여기에 접미사 ‘-이’가 결합한 ‘겨드랑이, 겨랑이’의 형태가 나타났으며 19세기 문헌에는 ‘겨드랑이’로 통합되어 현재에 이르렀다. 현재 ‘겨드랑이’와 함께 ‘겨드랑’도 동의어로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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