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콜먼(23ㆍ미국)이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우뚝 섰다.
콜먼은 29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6으로 우승했다. 콜먼의 기록은 2009년 베를린 대회에서 ‘번개’ 우사인 볼트(은퇴ㆍ자메이카)가 9초58로 우승한 이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사상 두 번째로 빠른 기록이다.
콜먼은 0.128의 빠른 반응 속도로 스타트 블록을 힘차게 밀었고, 10m 지점부터 선두를 유지했다. 속도는 전혀 줄지 않았고, 콜먼은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17년 런던 대회 우승자 저스틴 개틀린(미국)은 9초89로 2위에 올랐고, 안드레이 더 그래스(캐나다)가 9초90으로 3위를 차지했다.
그는 예선에서 9초98로 전체 1위에 올랐고, 준결선에서도 9초88로 가장 빨랐다. 결선에서는 더 속도를 높여 9초76의 올 시즌 1위 기록을 작성하며 우승했다. 9초76은 콜먼의 개인 최고 기록(종전 9초79)이기도 하다.
이번 대회 전 9초81의 시즌 최고 기록을 보유한 콜먼은 이번 대회 시작 전부터 ‘포스트 볼트’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대회 직전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콜먼은 ‘불시 검문을 위한 소재지 보고’ 규정을 어겨 1년 사이 3차례 도핑 테스트를 기피한 혐의를 받았다.
미국반도핑위원회(USADA)는 최근 이 규정을 위반한 선수에게 자격정지 2년 처분을 내렸다. 콜먼도 같은 수준의 징계를 받으면 9월27일에 개막하는 2019 세계선수권 출전이 불가능했지만 USADA와 미국육상연맹이 징계를 유예하면서 콜먼은 도하 세계선수권 무대에 올랐고, 100m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콜먼은 국제육상경기연맹과의 인터뷰에서 “난 운이 좋게도 부모께 좋은 재능을 이어받았고, 그 재능을 트랙 위에서 펼쳐 보였다”며 “엄청난 압박감 속에 이번 대회를 준비했는데, 다행히 그 압박감을 극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스타트가 느린 선수였지만, 숱한 노력 끝에 약점을 지웠다”면서 “정말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기자 sy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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