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한국일보 독도사랑 공연
신명 나는 사물놀이를 연상케 했다. 북과 징에선 굵직한 소리를 흘러냈고 꽹과리, 장구, 태평소에선 경쾌한 장단을 쏟아냈다. 이에 맞춰 어우러진 36가지의 춤사위에 관람객들은 연신 탄성을 자아냈다. 28일 오후 5시 찾아간 경북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 동도선착장에서 독도바르게알기운동본부 주최로 열린 ‘2019 독도사랑 문화공연’ 가운데 첫 순서로 선보인 ‘달구벌북춤’은 이렇게 볼만한 광경을 연출해 냈다. 이 자리에서 만난 황보영(66) 아라리라 예술단장은 “흥이 넘쳤던 우리 민족은 힘든 농사일이 끝나면 음악으로 피로를 풀고 힘을 얻었다”며 “독도가 북춤의 기운을 받길 바라며 공연을 펼쳤다”고 말했다. 일본이 독도 충돌 시 자위대 전투기 출격 가능성을 국방백서에 밝히고 망언 수위도 높여 가고 있는 도중에 열린 이날 공연은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대구한국일보가 주관한 이날 행사엔 우리옷 화화호호, 대구사이버대,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이 후원했고 경북의 고교생과 미스대구‧경북 수상자, 대성에너지, 대구한국일보 시민기자단 등 400여명이 동참했다.
이날 행사 중 북춤이 끝난 이후 바통을 넘겨 받은 이성근(71) 화백은 “독도를 밟아봤다는 것만으로 자긍심을 느꼈다”며 “한일관계가 의미 있게 진전되기를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 화백은 우리나라와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전 세계에서 50여회의 전시회를 개최한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알려져 있다.
율산 리홍재(63) 선생의 타묵 퍼포먼스와 안남숙(54) 화백의 부채 공연도 장관을 이뤘다. 1m에 가까운 큰 붓으로 12m 길이의 현수막에 ‘돌섬 대한사랑 독도’를 멋지게 써낸 율산 선생은 “독도 영유권을 공고히 하는 의지를 큰 글씨에 담았다”고 말했다.
‘독도, 꽃피다’를 주제로 2m 크기의 부채에 독도와 무궁화꽃을 곱게 그려낸 안 화백은 “독도를 처음 방문하면서 부채 공연까지 펼쳐 가슴이 뭉클했다”며 “독도를 주변에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행사의 피날레는 우리옷 화화호호의 생활한복패션쇼가 장식했다. ‘Trendy 한복 입고 독도를 가다’를 주제로, 현대적 감각에서 재구성한 한복패션쇼였다. 빨강과 파랑, 노랑, 검정, 하양, 오방색 고름을 활용한 생활한복 60벌이 독도를 수놓았다. 독도를 배경으로 한 폭의 그림 같은 장면에 박수는 꼬리를 물었다.
김도윤(48) 우리옷 화화호호 대표는 “대례복과 전통한복 등 웅장한 패션쇼가 많은 독도가 편하게 갈 수 있는 우리 섬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서 생활한복패션쇼를 펼쳤다”며 “오방색과 한복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독도의 느낌을 살렸다”고 전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독도바르게알기운동본부는 2008년부터 전 국민 캠페인으로 독도바르게알기운동을 펼치면서 독도탐방과 특강, 독도사랑티셔츠입기운동, 독도플래시몹, 독도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고 있다.
장세철(58) 독도바르게알기운동본부 회장은 “독도가 우리의 색과 멋, 음악으로 물드는 것을 보니 가슴이 뭉클하다”며 “매년 펼쳐지는 독도사랑 문화공연에 자부심을 느끼며, 독도를 세계에 널리 알리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독도=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김재현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류수현기자 suhyeonry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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