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본드’ 수지가 냉온을 오가는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배가본드’ 3회에서 해리(배수지)는 죽음의 문턱을 몇 번이고 넘나들게 됐다.
비행기 추락이 단순 사고가 아닌 테러임을 확신하게 된 후 진실을 밝히고자 고군분투하는 해리에게 무차별적으로 퍼붓는 위험한 상황들은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
명석한 두뇌부터 패기충만한 액션까지 ‘열혈요원’ 수지의 열정이 빛난 한 회였다. 수지는 부기장과 테러범의 대화만으로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했고, 블랙박스 분석 기록을 보고 테러를 확신했다. 그 과정에서 마치 실제 그 시간 속에 존재했던 듯 정확하게 상황을 유추해내는 수지의 추리력이 돋보였다.
특히 총격이 난무하는 와중에도 테러범이 지닌 총의 종류, 조작 방식, 사각지대 확보는 물론, 긴급함 속에서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며 날카로운 분석을 쏟아내는 해박한 지식까지 프로 요원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수지의 몸을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 또한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동영상 전송을 위해 급히 집으로 돌아온 수지를 기다리고 있는 건 사라진 노트북과 암살자뿐이었다. 생사를 오가는 위급한 상황에서도 뾰족한 무기로 위기를 모면하고, 탄창이 없는 총을 들고도 “내가 당신을 쏴도 정당방위야.”라고 말하는 배짱과 노련함도 갖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비록 가짜일지라도 시간을 함께 보냈던 동료가 자신을 죽이려 했다는 사실에 대한 놀람과 분노, 배신감이 교차하는 눈빛과 애써 담담 하려 애쓰는 수지의 모습은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수없이 몰아치는 사건들 속에서 수지는 까칠함과 따뜻함 사이를 오가며 극의 중심을 잡고 있다. 조카를 잃은 슬픔과 분노에 찬 달건(이승기)이 편히 울 수 있도록 한 발 물러나주는 배려와, 아픈 그를 위해 약을 챙겨주고 손을 따주는 소소하지만 따스한 수지의 모습은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겨우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매 순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위기의 연속인 가운데 앞으로 수지가 어떤 매력으로 이야기를 이끌어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배가본드’는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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