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승부수’ 헨리 소사(34ㆍSK)가 부진에서 빠져나오며 위기의 SK를 구했다.
소사는 27일 대구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4-0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9승(3패)째고, 삼성전 승리는 LG에서 뛰던 2017년 4월 6일 이후 904일 만이다. 무엇보다 SK로선 천금 같은 호투였다. 두산에 맹추격을 당해 0.5경기 차까지 쫓겼던 SK는 패했더라면 두산과 승차가 없어지면서 승률에서 뒤진 2위로 내려앉을 뻔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86승(1무54패)째를 올려 두산(85승1무55패)을 다시 1경기 차로 밀어내고 한숨을 돌렸다.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자력 우승 가능성도 살려 놓았다.
지난 6월초 브록 다익손(롯데)의 대체 용병으로 SK 유니폼을 입고 8연승을 달리던 소사는 8월 중순부터 급격한 체력 저하로 염 감독의 애를 태웠다. 지난 1일 인천 LG전에서 2.2이닝 5실점으로 부진하자 급기야 염 감독은 17일 간의 장기 휴식을 배려했다. 하지만 복귀전이었던 지난 18일 인천 NC전에서도 홈런을 3방이나 맞고 6이닝 6실점으로 흔들렸다. 염 감독은 “구위는 나쁘지 않았다”면서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휴식 효과가 분명히 빛을 발하리라 기대했다. 그리고 이날 9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삼성 타선을 안정적으로 요리하면서 염 감독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최근 답답하던 타선도 6회 모처럼 집중타를 터뜨렸다. 정의윤의 안타와 제이미 로맥의 볼넷, 이재원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ㆍ3루에서 김강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제 결승점을 뽑았고, 최항과 김성현의 연속 2루타로 3-0을 만들었다. 3번타자 최정은 9회 쐐기를 박는 시즌 29호 우월 솔로홈런을 터뜨려 4년 연속 30홈런에 1개만 남겨 놓았다.
잠실에서 열린 LG와 NC의 미리 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NC가 3-0으로 승리하고 올 시즌 상대 전적 8승 8패로 균형을 맞췄다. 두 팀의 ‘17번째’ 대결은 10월 3일 오후 2시 잠실구장에서 치르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다. 4위 LG가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거나 이기면 준플레이오프(5전 3승제)에 진출하고 NC가 승리하면 10월 5일 2차전을 치른다. LG와 정규시즌 마지막 대결에 나선 NC 2년차 좌완 선발 김영규는 9이닝 동안 탈삼진 8개를 곁들이며 7피안타 무실점, 시즌 5승(4패)째를 데뷔 첫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한편 부산에서 열릴 예정이던 키움-롯데전은 비 때문에 예비일인 29일로 순연됐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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