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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참존 김광석 前회장, 수백억 횡령 혐의 검·경 동시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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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참존 김광석 前회장, 수백억 횡령 혐의 검·경 동시 수사

입력
2019.09.28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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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중앙지검 이어 수서서에 추가 고소…고소인 조사 마쳐 

 장남 회사 부도 막으려 400억 원대 무담보ㆍ무이자 대출 

 부인 임원 등록해 허위급여…소망교회에 회삿돈 37억 기부 

국내 기초화장품 전문업체 참존 브랜드 아이덴티티. 참존 공식홈페이지
국내 기초화장품 전문업체 참존 브랜드 아이덴티티. 참존 공식홈페이지

국내 기초화장품 전문업체 ‘참존’의 김광석(80) 전 회장이 수백억 원대 회삿돈을 횡령하고 배임한 혐의로 검찰과 경찰 수사를 동시에 받고 있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검찰과 경찰은 최근 김 전 회장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ㆍ배임 혐의에 대한 고소인 조사를 각기 마치고 회계장부 등을 분석하며 자금흐름을 들여다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 박진원)는 지난 5월 내부고발자의 고소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 달 서울 수서경찰서에도 김 전 회장에 대한 추가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검경 양 기관에서 동시에 수사하는 모양새가 됐다. 접수된 혐의사실에 차이가 있어 현재 각기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추후 검찰은 경찰과 논의를 거쳐 수사 및 지휘라인을 정비할 방침이다. 혐의사실 성격과 분량 등을 감안할 때 수사주체를 일원화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2015년~2016년 장남 또는 본인이 대표로 재직하던 아우디 관련 딜러사 ‘참존모터스’와 서비스사 ‘참존서비스’에 참존 사업과 관련이 없음에도 차용증이나 이자도 없이 각기 약 210억 원, 약 105억 원을 무담보로 불법 대출해준 혐의를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2016년 람보르기니 딜러사 ‘참존임포트’엔 약 108억원을 대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기업들의 외제차 판매ㆍ서비스 국내 영업권은 다른 회사로 넘어가 사실상 폐업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특수관계회사 부도를 막기 위해 사옥을 저가에 매각한 뒤 불공정한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면서 3년간 회사에 총 36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또한 배우자를 1994년부터 2015년까지 임원으로 등록하고 실제 업무를 하지 않았음에도 월급 명목으로 22억 원, 출장 명목의 해외여행 비용 등으로 10억 원 상당을 법인카드를 통해 빼돌린 혐의도 검찰은 살펴보고 있다. 배우자가 임원직을 사임한 후에도 회사 소유 벤틀리 리스 차량을 무단 사용하며 2억 원 상당을 유용하도록 하고, 홍보용 비매품이 아닌 판매용 화장품 32억 원 어치를 친인척과 지인들에게 선물한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측에서는 김 전 회장이 장로로 있던 강남소망교회에 회삿돈 37억 원 이상을 19년간 145회에 걸쳐 개인적으로 기부한 혐의를 추가로 수사하고 있다. 아울러 장남이 대표로 있던 ‘참존모터스’와 ‘참존서비스’에 참존 사옥을 헐값에 임대해 4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와 함께, 허위로 미국법인을 세워 자신의 고향후배를 법인장으로 재직하게 하면서 영업활동 없이 3년간 수억 원을 지급한 혐의도 있다.

김 전 회장은 약사 출신으로 1966년 피부 전용 약국을 운영하다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어 1984년 참존을 설립했다. 이후 이른바 ‘청개구리 광고’가 크게 유행하면서 1990년대에는 화장품 업계 3위까지도 올랐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50위권 밖으로 밀려나는 등 침체기를 겪고 있다. 참존은 최근 징코, 디에이지, 닥터프로그 등 브랜드를 운영하며 쇄신을 꾀하고 있지만, 중국 투자 실패와 오너 리스크 등이 겹쳐 그룹과 계열사가 자본잠식상태에 놓이는 등 존망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각종 의혹을 받는 김 전 회장이 지난 23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임되면서, 이영인 사장이 참존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국일보는 김 전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연락했으나 답을 들을 수 없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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