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북한 전화 기다려”, 크리스토퍼 포드 “비핵화 상응조치 마련 중”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달 하순으로 예상됐던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9월 내 실무협상 개최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져 협상 재개 시점이 10월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새로운 계산법’에 대한 미국의 메시지를 기다리며 실무협상 재개 일정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는 가운데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양상이다. 다만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할 경우 미국이 취하게 될 ‘상응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대화의 끈을 유지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미 실무협상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는 9월 말까지 실무협상이 있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내비친 공개적 성명을 봤다”며 “우리는 그러한 것이 일어나도록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우리가 함께 만날 날짜를 아직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면서도 “북한 사람들도 알고 있는데, 나는 우리가 준비돼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단언하게 돼 기쁘다”며 “우리 팀은 그들(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또 “우리는 1년 반 전에 싱가포르에서 시작된 목표들을 진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대화에 관여할 기회들이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리는 전화벨이 울리고 우리가 그 전화를 받아 북한에 맞는 장소와 시간을 찾아갈 기회를 얻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한 약속들을 이행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북한의 ‘답’을 기다린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런 가운데 크리스토퍼 포드 미 국무부 국제안보ㆍ비확산 담당 차관보는 같은 날 하원 외교위원회 예산안 청문회에 출석해 “관계부처들은 북한이 자신들이 약속한 (비핵화) 조치를 실제로 이행하면서 협상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것을 행할 경우를 대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비한 정치ㆍ외교ㆍ경제적 보상 등 상응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지난 9일 담화를 통해 ‘9월 하순경 북미협상 의향’을 밝히고 미국도 “협상에 준비됐다”고 응답하면서 실무협상 재개 분위기가 마련되는 듯했으나 북한은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은 채 담화를 통해 ‘새로운 계산법’에 대한 여론전만 벌여 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4일 유엔총회에서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계산법과 관련해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아 양측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