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차례의 여객기 추락 참사를 일으킨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안전성과 관련해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보잉 측은 조종사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NTSB 조사관들은 지난 수개월 동안 조사한 결과 ‘보잉 737 맥스 기종의 조종사들이 비상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는 결론을 내리며 이같이 말했다. 로버트 섬월트 NTSB 위원장은 “우리는 두 번의 사고에서 조종사들이 보잉과 연방항공청(FAA)의 예상대로 반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보잉 측은 이런(조종사들이 반응할 것이라는) 추정에 근거해 조종석을 디자인하고 소프트웨어를 이식했으나, 현실 세계에서 조종사들의 실제 경험과는 간극이 있었다”고 말했다.
NTSB는 사고 당시 보잉 737 맥스 기종이 급강하했을 때, 조종석에 대단히 많이 있는 경보 장치가 울렸을 것으로 보이지만 조종사들이 이에 적절히 대처하긴 어려웠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긴급 상황에서 여러 건의 경보는 조종사의 부담을 더욱 크게 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사고, 올해 3월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 추락사고로 총 346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빚어지자 사고 기종인 보잉 737 맥스는 전 세계 40여개국에서 운항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보잉은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으로 불리는 자동 실속(失速) 방지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고 FAA 등 연방 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보잉은 이날 NTSB 발표에 대해 “안전은 보잉과 우리 항공기 고객사, 승객을 위한 최우선 요소”라는 원칙적 입장만을 밝혔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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