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울산의 조선소에서 하청 노동자가 작업 중 숨진 데 이어 거제에서 또 다시 하청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사망했다. 26일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남품업체 ‘건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인 지모(35)씨가 선박 제조에 쓰는 10톤짜리 블록에 깔려 사망했다. 이번 사고는 600톤 골리앗 크레인으로 블록을 이송차량에 안착시킨 후 크레인을 철수하기 위해 블록과 크레인 와이어를 연결하는 ‘샤클’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노조 측은 블록과 크레인이 완벽하게 해체됐는지, 블록 위에서 신호수 업무를 하는 작업자가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했는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블록과 크레인 와이어가 제대로 해체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라가는 와이어에 블록이 걸려 올라갔고, 결국 블록 위에 있던 지씨가 미끄러져 추락한 것이다. 뒤늦게 블록이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지씨를 덮쳐 더 큰 사고로 이어졌다. 금속노조는 “기본적인 안전조치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청 노동자를 위험 작업으로 내모는 상황 등이 지난 현대중공업 사고와 다르지 않다”며 위험의 외주화 금지를 위한 법 개정을 촉구했다.
앞서 울산 현대중공업에서는 하청 노동자 박모(61)씨가 탱크 절단 작업을 진행하다가 절단된 철판 등에 끼어 사망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산업재해로 숨진 하청 노동자는 총 10,11명에 달한다.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