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유희관(33)의 호투를 앞세워 선두 SK를 턱밑까지 압박했다. 이제 0.5경기 차다.
두산은 26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과 시즌 최종 맞대결에서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11-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2연승을 올린 두산은 시즌 85승1무55패가 되며 이날 경기가 없던 선두 SK(85승1무54패)와 격차를 또 좁혔다. 지난 8월 15일까지만 해도 SK에 9경기나 뒤졌다가 불과 한달 여 만에 따라잡은 것이다. 선두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격변이다.
승리의 주역은 유희관이었다. 유희관은 8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투로 시즌 11승(8패)을 올리고 정규시즌 등판 일정을 모두 마쳤다. 1, 2회를 삼자범퇴로 출발한 유희관은 4회와 5회엔 주자를 내보냈지만 병살타를 유도했다. 6회에는 2사후 박해민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잘 넘겼고, 7회와 8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끝냈다. 투구수 94개에 불과해 시즌 개인 첫 완봉승을 노릴 수 있었지만 9회 김승회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유희관은 경기 후 “올 시즌 마지막 선발 등판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면서 ”현재 순위 싸움이 치열해 지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투구를 했다.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내줘 편히 던질 수 있었다"고 타선에 공을 돌렸다.
두산 타선도 1, 2회에만 6점을 뽑는 등 일찌감치 폭발해 유희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4번타자 오재일이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2안타 4타점으로 활약했다. 시즌 101타점째로 올 시즌 리그 처음으로 20홈런(21개)-100타점을 기록한 선수가 됐다. 오재일이 한 시즌 100타점을 달성한 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5타수 2안타를 친 호세 페르난데스는 시즌 안타 192개째를 기록하며 이정후(키움)와 이 부문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두산은 3경기, 키움은 2경기를 남겨 놓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오)재일이가 최근 4번에서 너무 잘해 주고 있다. (유)희관이는 완봉을 노릴 수 있는 상황에서 팀을 위해 양보를 해줬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중요한 경기 승리했고 남은 3경기도 부상 없이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반면 삼성은 선발 윤성환이 3.1이닝 동안 9피안타 9실점(7자책)으로 무너지면서 두산과 올 시즌 상대 전적을 3승 13패로 마감했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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