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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피아니스트 파울 바두라스코다, 내한 앞두고 별세

입력
2019.09.26 18:21
수정
2019.09.26 19:4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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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파울 바두라 스코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피아니스트 파울 바두라 스코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제공

다음 달 내한 예정이었던 오스트리아의 거장 피아니스트 파울 바두라스코다가 25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2세.

1927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출생한 바두라스코다는 1949년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벵글러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발탁으로 정식 데뷔했다. 피아니스트 프리드리히 굴다, 외르크 데무스와 함께 ‘빈 트리오’로 꼽히며 정통 클래식 계보를 잇는 살아있는 전설로 평가 받았다. 중국 문화대혁명 이후 중국에서 처음 연주한 서구권 피아니스트이며 케냐, 탄자니아, 이집트 등 세계 곳곳의 무대에 섰다.

바두라스코다는 음악학자로서도 지대한 공을 세웠다. 18세기와 19세기 작곡양식에 대한 깊은 이해와 통찰력을 바탕으로 모차르트, 슈베르트의 미완성 작품들을 완성시켰고, 젊은 음악가들을 적극 발굴해 세상에 알렸다. 바두라스코다는 생전 “음악이란 사회를 만들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가장 강력한 희망의 존재”라는 신념을 밝혀왔다.

바두라스코다는 최근 투병 중에도 5월 빈 무지크페라인에서 독주 무대를 펼쳤다. 올 가을 한국 공연을 비롯한 아시아 투어에 큰 의지를 보여 왔다고 한다. 내한 공연을 담당한 금호아시아나재단은 “연주 의지를 강하게 밝히며 음악 혼을 놓지 않았던 그였기에 더욱 안타깝다”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전했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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