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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일가’ 사모펀드 기획자, 검찰은 익성 아닌 조범동 지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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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일가’ 사모펀드 기획자, 검찰은 익성 아닌 조범동 지목

입력
2019.09.27 04:40
수정
2019.09.27 08: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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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파인더] 설계자, 익성인가 조범동인가 

 익성, 2016년 코링크PE 설립 때 조국 조카에 자금 건네며 깊은 관여 

 1차 우회상장 계획 엎어진 이후 조씨가 주도, 2차전지 등 영역 확장 

코링크PE 관계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코링크PE 관계도. 그래픽=김문중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일가 사모펀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른 가운데 일각에서는 ‘사건 기획자’로 익성을 지목하고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이 2차전지를 테마로 저지른 주가조작 사건에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6ㆍ구속)씨가 관여했고 조 장관 부인 등이 피해를 입었다는 게 조 장관 지지층의 주장이다. 하지만 검찰은 조 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중심으로 두고 조씨와 조 장관 일가의 개입 정도를 추적하고 있어, 최종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익성을 기획자로 보는 시선에 일리가 없는 건 아니다. 코링크PE 초기 설립 과정에 익성이 깊숙이 관여해서다. 2016년초 익성 이모 회장의 자산을 관리하던 조범동씨는 익성 부회장 이모씨에게 상장추진을 미끼로 코링크PE 설립에 동참할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침 2015년 자체적으로 코스닥 상장을 추진하다 실패해 새로운 투자가 절실한 익성은 조씨 제안에 코링크PE 설립자금으로 8,500만원을 선뜻 내놨다고 한다.

조씨는 2016년 2월 익성의 도움으로 코링크PE을 설립하자 실제 익성의 상장도 추진했다. 레드코어밸류업1호(레드펀드)로 투자금을 유치해 익성에 몰아주고 코스닥 상장사인 ‘포스링크(전 아큐픽스)’를 통한 우회상장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포스링크의 부진으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코링크PE 관계자는 “이때 까지만 해도 코링크PE는 익성 중심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조씨의 익성 우회상장 시나리오에 2차전지 사업 진출이 포함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후 과정은 조 장관 지지층의 주장과 달리 조범동씨가 주도한 정황이 뚜렷하다. 조씨는 2017년 7월쯤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루펀드)’를 통해 조 장관 일가로부터 14억1,000만원을 투자 받은 뒤, 조 장관 일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계획을 세워나간 것이다. 우선 블루펀드 투자금 중 13억8,000만원을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에 투자하고, 비슷한 시기에 코링크PE를 통해 코스닥 상장사인 ‘더블유에프엠(WFM)’을 인수한다. 조씨는 웰스씨앤티를 익성과 합병한 뒤 WFM을 통해 우회상장하는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2차 익성 상장 시나리오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인 2차전지 사업 진출을 분명히 했다.

검찰은 이런 과정으로 미뤄볼 때 ‘코링크PE를 중심에 놓고 익성을 끌어들인 뒤 2차전지 사업까지 진출’하는 시나리오의 기획자는 조씨일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또 정 교수가 투입한 자금의 수상한 흐름을 추적하면서 코링크PE의 실소유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검찰은 코링크PE를 설립할 때 정 교수가 직접 2억5,000만원을 투입했고, 남동생의 이름을 빌려 5억원을 투자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익성은 사실상 조씨가 그린 시나리오의 동원된 퍼즐조작이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최근 익성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조씨가 운용을 주도한 물증을 찾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검찰에 출석한 익성 이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코링크 실제 소유주가 익성이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검찰 조사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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