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추가 검사서 수면제 물질 미량 검출 
 고씨 사건 전 질식사 검색, 사망추정 시간에 
 깨어있던 사실 확인됐지만 모두 정황 증거 
 범행 직접증거 없어 기소되면 법정공방일 듯 
경찰에 의해 의붓아들 사망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고유정. 김영헌 기자

경찰이 고유정(36) 의붓아들 사망 사건의 유력 용의자로 고씨를 지목했으나 확실한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26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고씨를 의붓아들 A군(4) 살해범으로 잠정 결론을 내리고, 수사 자료를 검찰에 보내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 이대로 결론이 나면 고씨는 두 달 사이에 의붓아들과 전남편을 연쇄 살해한 혐의를 받게 된다. 하지만 고씨의 의붓아들 살해 혐의를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경찰 주변에서 흘러 나온다. 고씨의 범행을 확신할 물증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고씨의 휴대전화 등에서 A군이 숨진 시간대에 고씨가 잠들지 않고 깨어 있던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검 결과 A군의 직접적인 사인은 질식사로 나타났다. 엎드려 있는 상태에서 누군가에 의해 전신이 10분 이상 눌려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고씨는 아이의 사망추정 시간(3월 2일 오전 5시 전후)에 핸드폰을 검색하는 등 깨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의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도 고씨는 2번이나 '거짓' 반응이 나왔다.

범행을 의심할 다른 정황도 확인됐다. 고씨는 사건이 일어나기 며칠 전 자택 컴퓨터로 질식사와관련된 뉴스를 검색해 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뉴스는 4년 전 친아들이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베개로 눌러 질식사 시킨 사건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추가 정밀 검사에서는 현 남편 B(37)씨의 모발에서 미량의 수면유도 물질이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수면유도 물질을 B씨가 언제, 어떻게 먹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B씨는 조사에서 “사건 전날 밤 고유정이 준 차를 마신 뒤 깊이 잠이 든 것 같다”고 진술했다.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한 경찰은 수사 결론을 내기 위해 내내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황증거 만으로 고씨를 용의자로 특정 짓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판단, 수사 자료에 대해 전문가 분석을 의뢰했다.

법의학자, 범죄심리분석관 등 전문가들은 고씨가 현재 결혼 생활에 의붓아들이 걸림돌이 된다는 등의 이유로 살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놨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사실공표 문제로 사건에 대한 공식적인 답변은 할 수 없다”며 “기소와 공소 유지는 검찰의 몫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B씨 변호인은 26일 보도자료를 내어 “경찰이 늦게나마 수사의 미흡함을 확인하고 상식에 부합한 결과를 내놓아 안도한다. 향후 철저한 수사와 심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규명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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