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선두 싸움을 하고 있는 SK와 두산이 포스트시즌을 대비해 불펜 강화 카드를 꺼냈다.
SK는 올해 11승(7패)을 거둔 듬직한 5선발 문승원(30)을 25일 인천 삼성전부터 중간 계투로 돌렸다. ‘서태훈’(서진용-김태훈-하재훈)으로 불리는 필승 계투조에서 최근 김태훈이 난조를 보이자 염경엽 SK 감독은 불펜진을 조정했다. 포스트시즌은 4선발 체제로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5선발을 중간 계투로 활용한다.
염 감독은 “승리조 김태훈을 대신해 당분간 문승원을 중간에 투입하겠다”며 “김태훈은 치유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태훈이 구위를 회복하더라도 포스트시즌에서 문승원의 임무는 선발 투수의 뒤를 받친다. 지난 시즌에도 문승원은 선발로 뛰다가 우승을 확정한 두산과 한국시리즈 6차전 당시 연장 11회 구원 등판해 1.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구원승을 거둔 좋은 경험이 있다.
시속 150㎞의 빠른 공을 뿌리는 우완 정통파인 그는 올해 23차례 선발 등판해 11승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 10개 팀 5선발 가운데 가장 돋보이는 성적을 냈다. 25일엔 이번 시즌 처음으로 구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홀드를 챙겼다. 문승원이 뒤로 빠지면서 SK는 김광현-앙헬 산체스-헨리 소사-박종훈으로 선발진을 꾸린다.
두산도 일찌감치 ‘가을 야구’에 불펜으로 활용할 선발 투수로 우완 이용찬(30)을 낙점했다. 올해 이용찬은 25경기에 선발 등판해 7승10패 평균자책점 4.15를 기록했다. 4~5선발로는 준수한 성적이지만 다른 선발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이영하-유희관에게 다소 뒤처졌다.
불펜 투수로 이용찬의 장점은 마무리 경험이다. 2009년과 2010년, 2014년, 2017년 통산 90세이브를 챙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포스트시즌엔 선발 4명이면 돼 한 명을 뒤로 보내 헐거운 불펜을 강화해야 한다”며 “(10승 투수) 유희관을 뒤로 보낼 상황은 아니고, 마무리 경험이 있는 오른손 투수(이용찬)가 간다”고 설명했다.
3위 키움은 일찌감치 우완 안우진(20)을 ‘불펜 에이스’로 점찍었다. 올해 선발로 시작했지만 6월 29일 어깨 염증으로 1군에서 이탈한 뒤 긴 이닝을 맡길 수 없다는 판단에 불펜 투수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중간 계투로 3승 평균자책점 1.15로 맹활약한 좋은 기억도 떠올렸다.
반면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 말고 확실한 선발이 없는 4위 LG는 ‘4선발 찾기’가 우선 과제다. 5위로 ‘가을 야구’ 막차를 탄 NC는 한 경기만 지면 탈락하기 때문에 LG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만 모든 초점을 맞췄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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