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결제액 가운데 면세한도(600달러)를 초과한 금액만 2조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한도를 초과해 구매한 상품은 국내에 들여올 때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하는데, 이렇게 세금을 납부한 품목 중 3분의 2는 명품 핸드백이었다.
26일 관세청이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김정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최근 2년간 해외 신용카드 600달러 이상 사용 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이후 지난달까지 17개월간 해외 신용카드 600달러 이상 사용 금액은 총 42억5,610만달러(약 5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올해 사용한 금액은 19억8,792만달러(약 2조4,000억원)다.
정부는 작년 4월부터 해외에서 신용카드로 건당 600달러 이상 물품을 구매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는 경우 여신전문금융협회가 개인별 해외사용 내역을 관세청에 실시간 통보하도록 법을 개정했으며, 세관은 이를 입국 시 과세 검사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관세청은 지난해 4월 이후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바탕으로 면세한도를 초과한 12만2,168건을 적발했으며 이 중 11만9,462건에 대해서는 관세 366억원을 추가로 물렸다. 면세한도를 초과해 추가 세금을 내고 통관된 품목은 명품 핸드백이 7만8,976건(66%)으로 가장 많고 잡화(12%), 명품 시계(6%), 명품 의류(4%)가 뒤를 이었다.
지난달 우리 국민이 일본에서 면세한도를 초과해 사용한 카드 결제액은 6월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수출규제 직전인 6월 우리나라 여행객이 면세한도를 초과해 사용한 금액은 2,668만5,000달러를 기록했지만 8월엔 1,200만8,000달러에 그쳤다.
세종=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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