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이혼 소송을 맡은 항소심 재판부도 친권 및 양육자로 이 사장을 지목했다. 대신 남편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받을 재산분할 금액은 늘리고, 자녀 면접교섭권도 강화했다.
26일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대웅)는 이 사장이 낸 이혼 청구 소송에 대해 이런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자녀에 대한 친권 및 양육권자는 이 사장으로 지정하되, 임 전 고문의 자녀 면접교섭권을 ‘월 1회 면접’에서 ‘월 2회 1박2일씩’으로 늘렸다. 여기다 설이나 추석 연휴 중 하나를 골라 2박3일을, 여름ㆍ겨울방학 때는 6박7일씩을 ‘아버지와의 시간’으로 보장해주도록 했다.
재판부는 “면접교섭은 자녀가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게 모성과 부성을 균형 있게 느끼면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부여된 자녀의 권리”라면서 “장기적으로 부모 어느 한쪽에만 치우친 유대감을 가지면 자녀의 정체성 형성에 부정적일 수 있어 균형적인 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에게 줘야 할 재산분할액도 1심 86억원에서 141억원으로 늘렸다. 재판부는 “1심 선고 이후 이 사장의 재산이 증가하고 임 전 고문의 채무가 추가된 부분 등을 고려해 재산분할 비율을 15%에서 20%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판결 뒤 이 사장 측 변호인은 “가장 중요한 이혼과 친권양육에 대한 판단이 그대로 나와 불리한 판결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면접교섭에 대해서는 재판부마다의 철학과 기준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삼성그룹 오너 3세와 평사원간 결혼으로 화제를 뿌렸던 두 사람은 2014년 이 사장이 이혼소송을 내면서 파경이 공식화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이 이 사건을 맡았다가 관할권 위반을 이유로 2017년 서울가정법원이 1심 판결을 다시 내렸다.
정반석 기자 banse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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