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그롬 평균자책점 0.02점차 추격
류현진(32ㆍLA 다저스)이 시즌 최종 등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됐다. 추격자 제이콥 디그롬(31ㆍ뉴욕 메츠)이 마지막 등판에서 평균자책점을 2.43으로 낮추면서 전체 1위 류현진(2.41)을 단 0.02 차로 추격했다.
역전은 허용하지 않아 류현진이 남은 경기에서 등판을 안 하면 수성이 확정된다. 그러나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일찌감치 선발진 운용 계획을 밝혀 류현진의 타이틀 획득을 배려한 관리는 따로 없음을 시사했다.
디그롬은 26일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200이닝(204)을 돌파하면서 시즌 11승(8패)째를 거뒀고 탈삼진 255개로 이 부문 1위를 굳혀 2년 연속 사이영상도 사실상 확정했다.
평균자책점마저 종전 2.51에서 0.08을 끌어내려 류현진을 위협하게 됐다. 류현진이 최종전인 29일 샌프란시스코와 원정경기에서 1위 수성을 위해서는 1자책점을 기록할 경우 최소 3이닝을, 2자책점을 허용하면 최소 6.1이닝을 소화해야 한다. 6이닝 2자책점을 하면 2.44로 디그롬에게 1위를 내준다. 3자책점을 하면 완투를 해도 소용 없다. 크게 부진한 경우가 아니라면 3이닝 만에 강판하는 경우는 없다고 봤을 때 6.1이닝 2자책점이 마지노선이다. 올 시즌 류현진에게 쉽다면 쉽지만 또 어렵다면 어려운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이상의 수치다.
류현진이 끝까지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유지하면 한국은 물론 아시아 선수 최초로 평균자책점 타이틀홀더가 된다.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다저스에서 뛴 1995년 2.54로 내셔널리그 2위까지 오른 바 있다. 한국 선수 중에는 타이틀홀더가 없다. 탈삼진에서 박찬호(은퇴)가 지난 2000년 내셔널리그 2위(217개)를 차지한 게 최고였다.
류현진은 올 시즌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두 차례 등판해 1승에 평균자책점 1.80으로 빼어난 투구를 했다. 최근 2경기에서 각각 7이닝 무실점과 7이닝 3실점으로 부진의 터털에서도 빠져 나왔고 사이영상 부담도 지웠다. 자신과 싸움에서만 이겨낸다면 한국 야구 역사에 남을 이정표 하나를 세울 수 있다. 특히 올 시즌 평균자책점 1위는 메이저리그에 불어닥친 전례 없는 타고투저 속에 두고두고 회자될 ‘위업’이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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