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에 가격 폭락으로 시름 많은 농민 돕자는 취지
장수군청 “농가 돕고 명품 사과 저렴하게 먹을 기회” 홍보
“장수 사과 팔아주기 함께 해요! 농가에 힘을 주세요!”
사과 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기 위해 여러 지방자치단체와 프로축구 구단까지 마음을 모았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농가도 돕고 맛있는 사과도 저렴하게 먹자”며 ‘#사과’ 구매 인증 해시태그도 번져나가고 있다.
전북 장수군 사과 농가들은 올해 사과 풍년을 맞았지만, 사과 가격이 폭락해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태풍 ‘링링’ 때문에 지역 축제마저 취소돼 판로가 막혀 깊은 시름에 빠져 있던 참이었다.
장수군청부터 팔을 걷고 나섰다. 장수군은 23일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장수 사과 팔아주기’ 행사를 시작했다.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에 무료 배송 등 혜택을 내세우며 소비자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이다.
전북에 지역 연고를 두고 있는 프로축구 구단 전북 현대도 사과 농가가 겪는 어려움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다. 전북 현대 구단은 지난 22일 팬들을 위한 기념품으로 쓰려고 장수 사과 100상자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정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응원길에 나섰지만, 경기가 취소돼 헛걸음을 한 팬들을 위한 기념품이었다.
장수군과 먼 지자체에서도 응원의 손길을 뻗었다. 경기 수원시는 지난 23일 페이스북을 통해 장수 사과 1,000상자를 구매했다고 밝혔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청사 건물에 사과 내음이 가득하다”며 사과 농가를 응원하는 글을 올렸다.
인스타그램 등 SNS에선 “농가 돕기”를 위해 사과를 샀다며 인증한 사진이 연달아 올라오고 있다. 한 누리꾼은 “상태가 안 좋아도 갈아 마시고 농민 돕자 싶었는데, 받아보니 크기, 상태, 맛이 너무 좋다(c****)”며 인증 사진을 올렸다.
사정이 비슷한 전북 남원시도 사과 농가 돕기 SNS 캠페인에 뛰어들었다. 남원시는 지난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농가에 힘을 달라”며 ‘남원 홍로 사과 1만 상자 팔아주기 운동’을 알렸다.
SNS에서 사과 농가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장수군도 고마움을 전했다. SNS로 사과 농가 돕기를 접한 이들 덕에 한 쇼핑몰에선 예상보다 일찍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도 했다. 신응수 장수군 농업정책과장은 “장수군청 공식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홍보를 접한 소비자들의 문의가 계속 이어져 관심과 효과가 가장 컸다”며 “우체국 쇼핑과 협력을 통한 SNS 홍보를 통해서도 조기 판매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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