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는 조사관’ 이요원과 최귀화가 인권증진위원회의 조사방식을 두고 대립했다.
지난 25일 방송된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3회에서는 살인사건의 공동정범으로 몰린 외국인 노동자 나뎃(스잘)과 지순구(장정연)의 인권침해 여부를 밝히기 위한 조사관들의 고군분투가 그려졌다.
무엇보다 경찰의 수사 과정에서 적법성만을 조사하자는 한윤서(이요원)와 재수사를 해서라도 진정인들의 억울함을 밝혀내야 한다는 배홍태(최귀화)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했다. 여기에 한윤서 가족에게 일어난 과거의 비극적 사건도 공개되며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날 살인사건의 공동정범으로 수감 중이던 외국인 노동자 나뎃이 무죄를 주장하면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태문(심지호)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서 경찰의 수사 과정에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인권증진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신뢰관계인 동석 없이 한국어가 서툰 나뎃과 지순구에게 강압 수사가 있었다는 것. 게다가 방계덕(서호철) 사장을 죽인 직접증거인 칼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건의 유무죄가 부실한 목격 증언과 자백으로만 결정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한윤서는 인권위는 진정인의 유무죄를 밝혀내는 기관이 아니라는 원칙을 내세웠고, 오태문은 그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난했다.
살인사건의 조사 범위에 대해 조사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한윤서는 수사 과정의 적법성만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권위가 형사사건의 일방 당사자 편을 드는 것은 위험하다는 입장이었다. 배홍태와 이달숙(이주우)은 달랐다.
무죄를 주장한 나뎃이 죽은 상황에서, 다른 한 피고인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 특히, 법원이 자백만을 가지고 유죄를 선고한 점이 사건의 핵심인 만큼 경찰이 허위자백을 강요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재수사를 통해서라도 부실수사, 허위자백 여부를 밝혀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조사관들의 의견 충돌을 지켜본 김현석(장현성) 과장은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여부부터 조사하고, 여지가 있는 경우 법원 의견제출서를 검토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윤서와 배홍태는 각자의 방식으로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해나갔다. 한윤서는 오태문 변호사와 함께 지순구 면담을 위해 교도소로 향했다. 경찰의 수사기록과 지순구의 답변을 비교해보던 한윤서. 가게 아르바이트생이었던 지순구가 뒷문이 늘 잠겨있다는 것을 알고도 그곳으로 도망가려고 했다는 점을 의심했다.
한편, 배홍태는 이달숙과 나뎃의 형 사와디(안내쉬)를 만나 사건의 목격자를 다시 찾았다. 사건 당일 누군가 도망치듯 뛰어가는 모습을 봤다는 그의 진술은 신빙성이 떨어졌다. 한윤서와 배홍태 모두 살인사건에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는 점을 감지했다. 과연 이 사건 속에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지 궁금증을 높였다.
사건의 진실과 인권침해 여부를 밝혀내기 위한 인권조사관들의 고군분투는 진정성 있게 다가왔고, 조사방식으로 대립하는 이들의 고민은 현실적이라 공감대를 높였다.
허위자백 여부와 유무죄는 사법기관에서 밝혀야 하는 사안이고, 인권위는 수사 과정의 적법성만을 조사해야 한다는 한윤서. 중립을 지키는 그의 태도는 오태문 변호사에게는 경찰의 편을 든다고, 동료 조사관들에게는 소극적이고 의미 없는 행동이라고 비난 받았다.
하지만 진정사건의 대다수가 경찰 사건이라는 것을 경험했던 한윤서의 신중함과 고뇌를 엿볼 수 있었다.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인권위의 한마디가 사건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만큼 위험요소도 크기 때문이다. 그의 소신은 ‘인권위’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다.
한편, 진정인 지순구 역시 무죄라면 방계덕 사장은 누가 죽인 것인지 미스터리한 상황. 조사관들은 오태문 변호사의 말대로 경찰의 수사기록이 피의자들의 자백과 부실한 목격 증언에만 의존해 작성되었다는 점을 포착했다. 그렇다고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결론을 지을 수도 없다. 과연 인권위 조사관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한편,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 4회는 26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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