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도쿄올림픽 때 후쿠시마산 식재료 사용’ 관련 韓정부 우려 무시한 셈
일본 외무성이 “한국과 일본 내 방사선량에는 큰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내놨다. 일본 정부가 내년 도쿄올림픽ㆍ패럴림픽 때 원전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福島)현에서 생산된 식재료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우려를 표하고 있는데도, 사실상 이를 무시하고선 ‘문제 없다’는 태도만 취하고 있는 셈이다.
25일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외무성은 전날부터 주한 일본대사관 홈페이지에 도쿄 신주쿠(新宿)와 후쿠시마현 후쿠시마시, 이와키시, 한국의 서울시 등 4개 도시의 방사선량을 게시하고 있다. 이날 낮 12시 시점을 기준으로 외무성이 공개한 네 곳의 시간당 방사선량은 △서울 0.119 마이크로시벨트(μSv) △신주쿠 0.036μSv △후쿠시마 0.133μSv △이와키 0.062μSv에 각각 달했다. 서울은 후쿠시마에 비해서만 방사선량이 낮을 뿐 이와키나 신주쿠보단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산케이는 이를 두고 “한국과 일본의 방사선량이 비슷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문제의 후쿠시마 방사선량이 서울보다 높은 사실에 대해선 특별한 언급 없이 시치미를 뚝 뗀 것이다.
외무성은 이번 조치를 취하게 된 배경에 대해 “최근 특히 한국에서 일본의 방사선량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한 뒤, “원칙적으로 대사관 휴일 등을 제외하고 매일 게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의 세 도시의 공간선량률은 서울을 포함한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해도 동등한 수준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최근 개각을 통해 방위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고노 다로 전 외무장관은 전날 트위터에 “내가 외무장관(으로 재직했을) 당시에 지시한 것이다. 한국에서 일본의 방사선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 따른 대응”이라고 밝히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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