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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SK 구한 에이스 김광현…‘추격자’ 두산도 승수 추가

입력
2019.09.25 21:35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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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김광현이 25일 인천 삼성전에서 위기를 넘긴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SK 김광현이 25일 인천 삼성전에서 위기를 넘긴 뒤 환호하고 있다. 인천=연합뉴스

선두 수성에 ‘빨간 불’이 켜진 SK를 에이스 김광현(31)이 7이닝 무실점 역투로 구했다.

김광현은 25일 인천 삼성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안타 5개와 볼넷 1개를 내줬지만 9개의 삼진을 곁들여 실점 없이 상대 타선을 묶었다. 4회말 터진 정의윤의 솔로 홈런 외에 득점 지원이 없어 불안한 1점차 리드를 안고도 김광현은 7회까지 투구 수 103개로 버텼다. 뒤를 이어 최근 부진한 필승조 김태훈 대신 선발에서 중간 계투로 자리를 옮긴 문승원이 1이닝 무실점으로 막고, 9회엔 마무리 하재훈이 11일 만에 마운드에 올라 1-0 승리를 지켰다.

김광현의 이날 호투는 정말 값졌다. 최근 6연패로 2위 두산에 한 경기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된 SK의 분위기는 급격히 가라앉았다.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극심한 투타 난조에 “요즘 솔직한 심정은 정말 죽을 것 같다”고 압박감을 털어놨다. 특히 이날 SK가 패하고 두산이 승리를 하면 두 팀은 동률을 이루지만 두산과 상대 전적에서 SK가 7승9패로 밀려 5월30일부터 지켰던 1위 자리를 뺏기는 상황이었다.

절체절명의 순간 김광현은 에이스의 품격을 발휘했다. 1회부터 위력적인 구위로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운 그는 2회와 3회 주자를 내보냈지만 무실점으로 넘겼다. 4회 2사 1ㆍ2루 첫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5번 이원석을 좌익수 뜬 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또 1-0으로 앞선 6회 2사 2루에서도 3번 다린 러프를 삼진으로 잡았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그는 삼자범퇴 처리하고 임무를 완수했다.

팀이 1-0으로 이겨 김광현은 2010년 17승 이후 가장 많은 16승(6패)째를 수확했다. 긴 연패를 끊고 85승1무54패를 기록한 SK는 같은 날 롯데를 7-0으로 제압한 두산과 승차를 1경기로 유지했다. 이제 우승을 위한 SK의 매직넘버는 ‘4’다. 남은 4경기를 전부 이겨야 자력 우승을 한다.

염 감독은 경기 후 “김광현이 혼신을 다한 투구로 팀의 긴 연패를 끊고 에이스답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연패가 길어져 선수들의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이번 승리를 계기로 분위기를 반전시켜 마지막까지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광현은 “길었던 연패를 끊어 다행”이라며 “점수를 내주면 기세가 넘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점수를 안 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진이 상대 타선을 잘 막고 팀 분위기가 올라갈 발판을 만들었다”면서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나머지 경기에서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고, 나도 경기에 나가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결승 홈런을 친 정의윤은 “팀 분위기가 가라앉았지만 선수들이 더그아웃 분위기를 최대한 밝게 만들려고 노력해 승리할 수 있었다”면서 “남은 원정 4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좋은 결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인천=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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