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영재발굴단’에서는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에 굴하지 않고 선량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준석 군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어느 여름날,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 회의에 참석한 유일한 초등학생이 있었다. 초등학생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차분한 말솜씨는 물론, 자기 생각을 직접 정리한 글까지 자신이 겪고 있는 참혹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하고 있었다. 발언이 계속될수록 하나 둘 고개를 숙이는 어른들.
어느새 회의장은 참석자들의 흐느낌으로 눈물바다가 되었다. 국회의원과 수많은 취재진의 주목을 받은 주인공은 박준석 군. 13살 아이에게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던 걸까?
준석 군 집을 방문한 제작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집안 곳곳에 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빼곡히 쌓인 책들이 무려 8,000 여권. 게임을 좋아하는 또래 아이들과는 달리 준석 군은 유성룡의 ‘징비록’,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 등 사회, 역사, 인문, 과학, 예술분야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책을 탐닉해왔다고 한다.
게다가 책을 읽은 후 자신만의 생각을 기록해 온 독서록이 1~2학년 때만 2,500 여권에 달한다. 아이는 책을 통해 자신만의 ‘지식은행’을 만들어 언제든 꺼내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한다.
그동안 수많은 책들을 읽어오면서 가장 좋아하게 된 분야는 바로 역사. 준석 군은 책을 통해 알게 된 역사적 지식을 도슨트(해설사) 활동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과거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역사를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아이. 특히 최근 우리 국민을 화나게 만든 일본의 역사왜곡과 경제보복에 준석 군 또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일상생활에서 ‘NO JAPAN’을 실천하는 것은 물론, 광화문 촛불 집회에도 참석해 누구보다 큰 목소리로 일본에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그날 밤, 엄마가 커다란 바구니를 꺼내 놓으며 준석 군을 불렀다. 바구니에는 각종 약들로 가득 차 있었다. 엄마가 건네주는 약들을 익숙한 듯 연이어 삼키는 아이. 알약과 가루약에 이어 약물흡입기까지 나왔다. 알고 보니 바구니에 담긴 그 많은 약이 전부 준석 군을 위한 것이고, 많게는 7종류의 약을 한꺼번에 먹어야 한다고 한다. 도대체 준석 군은 어디가 얼마나 아픈 걸까?
그렇게 꽤 많은 약을 먹은 후, 평소처럼 침대에서 책을 읽던 준석 군이 다급하게 엄마를 불렀다. 급히 달려간 엄마와 고열에 갑작스러운 통증을 호소하는 아이의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준석 군은 얼마나 심각한 상태 인걸까? 12년 전, 누구도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참혹한 비극의 시작, 준석 군 엄마는 지금도 여전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한편 모두를 울린 박준석 군의 이야기는 25일 오후 8시 55분 SBS ‘영재발굴단’에서 공개된다.
진주희 기자 mint_pea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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